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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으로도 큰 그림의 설계와 경기 중 대응 양면에서 거의 완벽한 모습이었다. 이동준의 결장과 이청용의 긴 활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2선 조합을 바꿔버렸다. 좌우에 윤일록와 바코를 세우고 중앙에 윤빛가람을 배치했다. 윤빛가람은 후반기 들어 이동경에게 밀린 상황이었지만, 이날은 전반전에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 준 울산 선수였다. 바코는 전북의 초반 압박과 라인 형성이 느슨한 틈을 타 완벽한 솔로 플레이로 선제골을 만들었고, 윤일록도 팀의 두번째 골을 넣었다.

원두재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에도 홍명보 감독은 박용우, 윤빛가람, 김성준, 신형민으로 여러 조합을 짜며 3선 벽을 두텁게 하는 준비를 했다. 대구, 수원FC 등 빠른 카운터 전략을 지닌 팀을 상대하는 한편,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에서 펼쳐질 전북전 대비 차원도 있었다. 결국 올 시즌 포항전에 한 차례 가동했던 원두재-박용우 조합이 다시 낙점 받았고 두 선수는 전반전 우위를 가져오는 숨은 주역이 됐다.

전주성의 대혈전에서 거둔 3-2 승리는 역사의 나침반을 바꾼 승부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극명하게 다른 위상에 있던 울산과 전북은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기점으로 운명이 뒤바뀌었다. 당시 원정 1차전에서 3-2로 승리한 울산은 홈에서 1-4 패배를 당하며 결승행 티켓을 전북에게 내줬다. 전북은 결승에서 시리아의 알 카라마를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고, 그 성과를 발판으로 K리그에서도 왕조를 만들어 나갔다.

https://sports.v.daum.net/v/kXc394I08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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