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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8월 16일 모로코 테투안 시 상공,보잉 727 한대가 하늘위를 날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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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행기는 국왕,왕비같은 왕실 인사들이 해외순방이나 장거리이동을 위해 쓰는 왕실용 전용기였고,이날에는 모로코의 국왕이었던 하산 2세가 프랑스에서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기 위해 탑승해있던 상황이었다.

수시간의 비행후에 목적지인 라바트 살레 국제공항에 도착한 전용기는 곧바로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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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때,6기의 F-5 전투기가 전용기를 향해 접근했다.

국왕이 탄 전용기를 향해 전투기가 접근해오는 것이니 당황할만도 했지만 국왕과 수행원들은 평온했는데,그 이유는 그 F-5들이 모로코 공군의 전용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모로코 공군들은 국왕이 해외에서 모로코 영공으로 들어오면 전투기들로 왕실 전용기를 양측에서 에스코트하는 의례가 있었는데,이날도 왕실 전용기를 착륙할때까지 에스코트해주러 온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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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당한 왕실 전용기의 꼬리날개

 

그런데,갑자기 전용기를 에스코트하려는듯 접근해오던 6기의 F-5기들중 3기가 (나머지 3기는 위장용 비무장이었음) 전용기에 사격을 가했다!

이로인해 전용기에 타고있던 하산 2세의 수행원 2명이 즉사했고 경호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왕실 전용기도 꼬리날개와 주날개가 총격에 맞아 손상되었고 엔진 3개중 2개가 고장나 비행에 심각한 지장이 생겼다.

왕실 전용기는 순식간에 아차하면 떨어질수도 있는 고철이 되어버린 것이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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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우프키르

 

모로코 공군기들이 왕실 전용기를 공격한 이유는 바로 그들이 쿠데타군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모로코에서는 1971년 국왕 생일파티때 사관생도들이 공화주의를 외치며 반란을 일으켰다 진압당한적이 있었는데,하산 2세는 이때 진압에 큰 기여를 한 내무부장관 모하메드 우프키르를 신임하며 국방부장관에 내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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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주모자중 한명인 모하메드 아메크라네

 

그러나 우프키르 역시 하산 2세를 시해하고 신정권을 세워 권력을 장악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고,이에 그는 1971년 쿠데타로 인한 숙군의 영향에서 자유로웠던 공군의 공화주의자 장교들이나 반 하산 2세파 장교들을 포섭해 은밀히 쿠데타를 계획했다.

그러다가 1972년 8월 16일에 국왕이 프랑스에서 모로코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다는 정보가 들어오자 쿠데타세력은 이때를 노려서 하산 2세를 에스코트한다는 핑계로 하산 2세의 전용기에 접근해 그를 죽여버리려 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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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당한 왕실 전용기의 주날개

 

아무튼 F-5기들의 사격이후 너덜너덜해진 왕실 전용기에 1기의 F-5가 확인사살을 위해 카미카제 공격까지 걸어왔고,간신히 회피기동하며 역으로 그 F-5기를 추락시켜서 쿠데타군 F-5 6기중 1기를 이탈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직도 쿠데타군은 무장된 F-5기가 2대나 남아있었고 반면 전용기는 이제는 비행을 유지하는것도 버거웠다.

쿠데타군의 기총소사가 1번만 더 있어도 추락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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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의 하산 2세

 

그러나 이때 하산 2세의 침착성과 기지가 빛을 발했다.

침착하게 이 공격이 쿠데타시도임을 알아차린 하산 2세는 조종실로 가서 쿠데타군 F-5기들에게 "사격을 중지하라! 폭군은 죽었다."라고 교신했다.

자신이 죽었다고 쿠데타군을 속이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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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비상착륙한 왕실 전용기

 

그러자 F-5기 조종사들은 전용기 내에 협력자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전용기에게 쿠데타군이 점령한 라바트 케니트라 공항에 착륙하라고 한후 돌아가버렸다.

설마 하산 2세가 직접 자신이 죽었다는 말을 했을줄은 몰랐던 것이다.

 

순간의 기지로 목숨을 건진 하산 2세는 급히 전용기를 원래 목적지이자 아직 쿠데타군에게 장악당하지 않은 라바트 살레 국제공항에 착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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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으로 박살난 라바트 살레 국제공항의 자동차들

 

라바트 살레 국제공항에서 다른 장관들과 하산 2세를 기다리는척하며 국왕 암살 성공소식을 기다리던 우프키르는 하산 2세가 멀쩡히 살아서 공항에 착륙하자 경악하여 공항 관제탑에 들어가 F-5기들에게 라바트 공항을 폭격하게 했고 이에 F-5 2대가 라바트 공항을 폭격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지만 하산 2세는 이미 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도주해버린 후였다.

결국 쿠데타군은 하산 2세를 놓친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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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되자 쿠데타군은 F-5 6대로 라바트의 왕궁을 공격했지만 하산 2세는 왕궁이 아닌 다른 은신처에 있었다.

곧 하산 2세의 왕명으로 군부대들이 쿠데타군의 군기지를 포위해서 강제로 무장해제시켰고 쿠데타 주모자인 우프키르는 자살하고 아메크라네는 지브롤터로 망명하려다 거절당하고 송환당해 체포당했으며 나머지 가담자들도 전부 체포당하며 모로코 국왕의 목숨을 날려버릴뻔했던 1972년의 쿠데타시도는 막을내렸다.

하산 2세의 말 한마디가 쿠데타를 막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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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하산 2세는 쿠데타 가담자들중 아메크라네를 포함한 11명을 총살하고 32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며 피의 숙청을 벌였고,국방부장관과 총참모장직을 폐지하고 자신이 군 총사령관에 취임해 군부를 국왕 스스로가 장악했다.

하산 2세는 이 조치 이후로는 아무런 쿠데타시도도 겪지 않고 무탈하게 27년동안 모로코 국왕에 재임했으며,1999년 7월 23일에 숨을 거두며 파란만장했던 인생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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