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2TPeHj1zHjU
지민이 평균적인 삶을 사는 20대 청년이었다면 다정한 마음은 사적인 장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민은 방탄소년단의 멤버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관심과 평가가 그를 둘러싸고, 때로는 근거 없는 억측과 이유 없는 악의로 가득한 공격마저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이란 어떤 것인가. 지민의 첫 번째 솔로 앨범 ‘FACE’의 두 번째 곡 ‘Interlude : Dive’는 지민이 공연에서 팬들에게 밝게 인사하는 목소리가 삽입돼 있다. 그런데 그 앞에는 흐느껴 우는 듯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애정과 감사를 전하는 슈퍼스타의 모습과 아주 사적인 개인의 괴로움이 교차한다. 마치 영화처럼 음악 위에 지민의 다양한 삶의 소리들을 녹음(이 곡의 크레디트에 따르면 지민이 ‘Foley & Ambience’를 직접 담당했다.)한 ‘Interlude : Dive’는 물을 따라 마시는 소리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Interlude : Dive’의 다음 곡이자 ‘FACE’의 타이틀 곡 ‘Like Crazy’의 티저 사진은 수많은 유리 조각이 바닥에 쌓인 집의 탁자에 홀로 엎드린 지민을 보여준다. 혼자 물을 따라 마시는 사적인 행동은 그렇게 폐허와 같은 외로움과 연결된다. “날 적셔 밤새도록 아침도 취해서 오지 않게”라는 ‘Like Crazy’의 가사는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지민이 외로움을 잊기 위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이 그를 알지만,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외로움. ‘약속’이 그랬던 것처럼 ‘FACE’를 지민의 내면에 대한 고백이라는 관점에서 들으면, 이 앨범이 그리는 이야기의 윤곽이 보인다. 곡 중간에 첼로 연주까지 더하며 지민의 일상의 소리들을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끌고 가는 ‘Interlude : Dive’가 제목 그대로 지민이 자신의 내면 속으로 침잠하는 과정에 대한 묘사라면 ‘Like Crazy’는 이 심리 상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려는 발버둥이다. 그러나 마치 ‘Like Crazy’의 다음 날 아침 풍경을 보여주는 것처럼 시계 알람 소리로 시작하는 다음 곡 ‘Alone’은 “술 취해 잠들고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생각해봤어 /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 왜 나만 이런 건지 / 아니 모두가 그렇지 / 매번 괜찮은 척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져”라며 지난 밤의 소란으로도 없앨 수 없는 외로움과 슬픔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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