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역사 커뮤니티 | 세계 역사, 고대 역사, 역사 토론 및 정보 공유

조회 수 478 추천 수 0 댓글 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후기 삼정의 문란이 일어났던 세도정치 시기에 갑작스럽게도 목민관들 대신 탐관오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조선의 세금제도가 개편된 것과 매우 큰 연관이 있음.

 

일단 탐관오리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히 정조 때부터임. 이는 영조 시기 균역법과 감세정책이 조선의 재원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기 시작한 것에서 기인하였음.

 

우선 균역법의 가장 큰 문제는 어세와 염세가 중앙으로 모두 귀속되어버렸다는 점임. 지방 정부 및 군영의 주요 재원이 바로 이 어염세를 주로 하여 나왔는데 이는 조선의 기조였던 자급자족이 중앙 통제로 바뀌었다는 의미임.

 

이렇게 되면서 생긴 가장 큰 문제는 지방이나 군영들이 알아서 재원을 충당할 방법이 없어짐. 중앙 정부의 세수를 장악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부족한 지방의 재원을 메꿔주는 것은 전혀 아니었고 알아서 이걸 채워야하는 것이 이들의 업무 중 하나임.

 

물론 민간에는 이러한 면세 정책과 균역법이 큰 도움이 됨. 민간의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거니와 평화가 오래되면서 군비에 대한 민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아주 좋은 명분도 있었기 때문.

 

그러나 이것은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점차 해악을 끼치기 시작함. 영조 때까지만 해도 큰 해악은 보이지 않았으나 정조 즉위 이후 점차 탐관오리가 늘어나면서 국왕이 이를 굉장히 의아하게 여기는 적도 있었을 정도였음.

 

많은 사람들이 조선이 근대화를 하려면 세수의 중앙집권 및 중앙통제를 시도해야한다고 했으나 역으로 생각하면 이걸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틈이 생길 수 밖에 없음.

 

특히 원래 알아서 먹고 사는 시스템인 조선의 지방정부에게 있어서 원래 세액의 대부분을 중앙이 가져가고 니들 알아서 각자도생해라 라면 이게 어디로 화살이 돌아갈까?

 

가장 만만한 것은 민중임. 물론 이건 인구가 꾸준하게 유지되던 정조 때까지는 그런대로 버텨냈음. 인구가 있으니까 지방에서도 이걸 어느 정도 충당하는게 가능했으니. 하지만 정조가 사망하고 순조 때부터 인구가 점차 감소하면서 문제가 더욱 극대화되기 시작한 것임.

 

이러한 모순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국왕인 정조가 사망하면서 모순은 미결이 되었고, 어린 국왕인 순조를 대신하여 비변사는 이러한 모순을 해결해야 했으나 현상 유지에 급한 실정임.

 

지방재정은 고갈되고, 민력은 줄어들며 세금을 피해서 유랑민은 점차 증가되고, 더군다나 이 시점에는 호열자로 불리는 콜레라와 기근, 그리고 반란이 터지던 시대임. 구휼은 해야하는데 지방이 가난해져서 뭔가를 할 수가 없는 시기가 도래한 것임.

 

전국의 화폐급대율이 880만냥이나 균역법으로 세액의 20% 가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지방에서 관리하던 여결, 은여결, 어세, 염세, 토지 등 지방재정이 죄다 중앙으로 귀속된 영조 시기의 폐해라고 볼 수 있음.

 

물론 방법은 있었음. 호전론과 함께 진행했다면 균역법의 틈을 메꿀 수 있었으나 그것을 하지 않았고, 지방관 및 관료들의 상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시행되면서 궁여지책으로 시도된 것이 환곡으로 돌려막기임.

 

정조 때 이상하게 실록에 탐관오리가 많아진다는 배경과 맞아 떨어지게 되는 것임. 이렇게 되면서 조선 전기와 후기의 목민관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게 되는 것임. 백성을 돌보기보다는 수령과 관찰사들이 세리로 변하는 모습이 강해짐.

 

그렇지 않으면 지방 재원을 메꿀 방법이 안나오니까 어쩔 수는 없는 것이었으나 이러한 무리한 세금 수취는 곧 부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으니, 어찌보면 멜세스 트랩에 갇혀버린 조선이 민을 위해 행한 정책으로 인하여 도리어 민이 고통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모순에 갇혀버리게 된 것임.

 

이 문제는 구한 말 지방 이완의 문제 및 세금 납부의 저하로 이어지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이어져버렸음. 물론 중앙재정에서 통일과 개입은 중요하지만 조선의 경우는 기존의 시스템을 박살내면서 이걸 시도해버린 바람에 시간이 지날 수록 독이 되버린 케이스로 보면 편할 것임.

 

이건 자연스럽게 군대의 감축과도 연관되는데 다음 글에 따로 발제하도록 하겠음.

 

p.s. 자료를 제공해주신 늑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출처

영조대 균역법의 재정사적 의미, 서현배

17〜19세기 조선왕조의 국가재정정책 연구와 역사 교과서 서술 방안 :부세제도 개혁 및 총액제적 재정 운영을 중심으로, 김찬구

조선왕조실록 등

 

ㅊㅊ : https://m.blog.naver.com/kkumi17cs1013/222083977798

 


역사

역사 커뮤니티 | 세계 역사, 고대 역사, 역사 토론 및 정보 공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HOT글 모션디자인 - 한국 보물 2 file 2025.06.25 491 1
공지 🚨(뉴비필독) 전체공지 & 포인트안내 18 2024.11.04 28261 64
공지 URL만 붙여넣으면 끝! 임베드 기능 2025.01.21 22426 44
13018 모션디자인(한국보물) - 청자투각칠보무늬향로 file 2025.06.26 1074 0
13017 모션디자인 - 한국 보물 2 file 2025.06.25 491 1
13016 민주당 울산시당 선대위 전은수!! file 2025.05.20 420 0
13015 이준석, 긴급 기자회견 “나와 이재명 일대일 구도돼야…김문수론 이길 수 없어” 2 2025.05.20 394 0
13014 204일동안 항해한 핵잠수함 상태 file 2025.05.17 311 0
13013 나치 독일이 초반에 그토록 강력했던 이유 2 file 2025.05.17 325 0
13012 이재명이... 61살밖에 안 됐어....? 4 2025.05.15 615 0
13011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비극, 조승희는 누구인가? 알아보자 file 2025.05.14 770 0
13010 옛날 동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과 다른 이유(천사까지..?) file 2025.05.11 582 0
13009 17세기 초 베트남에서 활동한 예수회의 포교 문구는 "서양인의 마음으로 들어오겠습니까?" 였는데 1 2025.05.11 580 0
13008 동양 서양 역사가 겹치는 타임라인 2 file 2025.05.11 648 0
13007 문명7 재밌네..... 1 2025.05.11 589 0
13006 청동기 시대 라는 말만 들으면 반달돌칼 민무늬 토기 자동으로 떠올라서 막 원시부족 우가우가 이런 느낌이 드는데 2 2025.05.11 634 0
13005 이탈리아 기사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 복간 결정! 2 file 2025.05.11 609 1
13004 한덕수 밀어주기 가는것같네 ㅋㅋ 국민의힘 ㅋㅋ풉 2025.05.10 609 0
13003 "대선 후보 한덕수로 교체" 초유의 사태..결국 김문수 갈아치운 국민의힘 2 2025.05.10 659 0
13002 한나 아렌트 악의 급진성으로 보는 한국의 전체주의 교육 2025.05.05 944 0
13001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는 인공지능🌐 인간이 AI와 함께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 file 2025.05.01 565 0
13000 더쿠 회원가입, 2024년/2025년 최신 정보! 언제? 가입 방법, 꿀팁 총정리 (눈팅 vs 가입) 2025.05.01 916 0
12999 피라미드란 존재할까요? 2025.04.24 1288 0
12998 [오늘 이 뉴스] "이러다..?" 대선 변수 급부상.. '3가지 경우의 수' 따져보니 3 file 2025.04.23 1428 0
12997 [인터뷰] 이범준 법학연구소 연구원 "6명 채워서 파면은 확실" / JTBC 뉴스룸 3 file 2025.03.23 403 0
12996 제주 4.3사건 (역사는 반복된다) 2 file 2025.03.23 395 0
12995 280명의 정예군인 부대로 쿠테타 국회 점거 가능할까? 2025.03.22 632 0
12994 국회 실탄 지급 관련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히려 계엄군에게 실탄이 지급된 정황이 확인되었습니다 2025.03.22 610 0
12993 또 민주주의 추락 진단‥"한국 독재화 진행 중" (2025.03.17/뉴스데스크/MBC) 2 file 2025.03.18 891 0
12992 한국이 민주주의 한다는데 그렇지 않아요 | 김누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더 피플] file 2025.03.18 933 0
12991 노예로 만들거나 노예가 되거나 (자유와 억압) file 2025.03.16 1193 0
12990 석열의 3년 : 파괴된 정치‥추락한 민주주의 4 file 2025.03.16 895 0
12989 레드불 탄생비화 file 2025.03.08 9845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34 Next
/ 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