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연말연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한 해 동안 해 왔던 일들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한 만큼,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새로운 살림을 장만하거나 선물하는 일은 흔히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PC는 이제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 필수품으로의 위치를 가지게 되었다. 생활 속에서 많은 일들이 PC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많은 즐거움들을 PC를 통해 얻는다. 다양한 ‘새로운 출발’에 있어 새로운 PC의 장만을 고려하는 풍경이 이제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게 된 것은 생활 속에서 PC가 가지는 위상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PC를 고르는 데 있어 하게 되는 고민으로는 ‘어떤 PC를 고를 것인가’가 있다. 언제나 비용은 한정되어 있으며, 적은 비용으로 더 큰 만족을 얻고자 함을 추구하는 것은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미덕임이 분명하다. 특히 데스크톱 PC를 고르는 데 있어 언제나 이 선택에 대한 고민은 ‘메이커 PC’와 ‘조립PC’ 사이의 고민으로 귀결된다.
■ 자신에게 맞는 ‘맞춤옷’ 같은 PC 찾기
일반적으로 PC를 고르는 데 있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흔히 말하는 ‘메이커 PC’ 처럼 이미 완성된 형태의 PC중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흔히 말하는 ‘조립 PC’로, 직접 PC에 필요한 부품들을 선택해 자신이 원하는 성능과 기능을 갖춘 PC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메이커 PC’는 하나의 가전제품처럼, 이미 완성되어 있는 형태의 PC 중 자신이 필요한 수준의 성능과 기능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 흡사 옷을 살 때 편리하게 기성복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메이커 PC는, 제품 선택의 폭이 비교적 좁은 만큼 비교적 고르기 편리하지만 사용자의 요구를 언제나 완벽히 충족시키지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조립 PC는 직접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부품을 선택해, 자신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가진 PC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자신에 꼭 맞는 PC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맞춤옷’ 과도 비슷한 면이 있는데,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만큼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히 충족시킬 수 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최근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립 PC에서도 어느 정도 ‘표준 사양’을 제시하기도 한다.
▲ 메이커 PC는 확장이나 변경에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게 특징.
조립 PC가 메이커 PC와 비교해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부분 중 하나로,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있다. 직접 다양한 부품들 중에 필요한 수준의 성능과 기능을 가진 것을 선택하고, 이를 모아 만든 PC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모두 다른, 사용자에게 맞춰진 기능과 성능을 가지게 되며, 이는 구입 후 사용의 만족도 측면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PC에 사용되는 부품은 철저하게 ‘규격화’되어 있다. PC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들은 모두 표준적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상호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터페이스 이외에 물리적인 형태 등의 측면에서도 세세한 부분까지 표준 규격을 준수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덕분에 메이커 PC와 조립 PC 모두 같은 규격으로 만들어지며, 실제로 대부분 같은 부품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같은 부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메이커 PC와 조립 PC는 PC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으며, 이 관점의 차이가 제품 성격의 차이를 만든다. 메이커 PC는 PC 전체를 하나의 완제품으로 바라보는 만큼 전체에서 일부분을 바꾸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조립 PC는 부품을 모아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는 개념이기 때문에, 부분적인 변경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 PC는 겉이 다를지언정 속은 다들 비슷하다.
조립 PC는 메이커 PC에 비해 자신이 원하는 사양으로의 구성이 자유롭다. 메이커 PC는 PC를 가전과 같은 하나의 완제품 개념으로 접근하려 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스템 구성 측면에서 표준 규격의 준수보다는 제품의 짜임새 쪽에 더 신경을 쓰는 면이 있다. 덕분에 메이커 PC에서 부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하고자 할 때 예상 외의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
또한 이 구성의 자유로움은 성능과 기능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PC에 있어서 ‘케이스’ 또한 주요 부품 중 하나이며, 다양한 폼팩터와 디자인을 가진 각양각색의 케이스들을 선택할 수 있다. 성능과 기능의 다양성과 함께 폼팩터와 디자인의 선택까지 가능한 만큼, 사용자에 꼭 맞는 PC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자신만의 PC를 만드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조립 PC가 가진 구성의 자유로움을 활용해 PC의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익숙한, 밋밋한 타워형 케이스가 아니라 작고 화려한, 디자인적 요소를 중시하는 케이스를 사용할 경우 PC는 딱딱한 책상 위가 아니라 거실 인테리어와도 훌륭히 어울릴 수 있으며, 각종 AV 장비들과 함께 사용하고자 할 때도 부품 선택에 따라 자유로운 조합과 활용이 가능하다.
▲ 특정한 정도로 필요하다면 딱 특정한 그 정도만 사는 게 베스트 초이스.
조립 PC가 가진 이 구성의 자유로움은 궁극적으로 ‘비용’에 영향을 준다. 꼭 필요한 기능과 성능 등을 얻기 위한 부품 구성을 통해,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최소한의 지출로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의 변경이 어려운 메이커 PC의 경우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기능에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조립 PC의 경우 부품 교체가 비교적 자유로워 이런 필요없는 지출이 최소화되는 효과가 있다.
예전과 비교해 조립PC와 메이커 PC간의 가격 차이는 많이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아직도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가진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경우 메이커 PC쪽이 가격이 더 높은 편인데, 이는 운영체제를 비롯한 각종 소프트웨어 비용과 사후 서비스에 대한 비용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은 소비자가 비용의 지불 여부를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반면 조립 PC는 PC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에 대해 비용 지불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각종 서비스 부분까지도 자신이 필요한 것을 선택해 이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잘 활용하여 ‘선택과 집중’의 미덕을 발휘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PC를 얻을 수 있다.
■ 평범하지 않은 ‘특별함’을 위한 방법
메이커 PC와 비교해 조립 PC가 가지는 장점인 구성의 유연함은 비용과 기능, 성능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그리고 비용 측면에서는 자신이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비용을 지출하도록 선택할 수 있어 비용 효율을 높이고, 비용 대비 만족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메이커 PC와 비교해 조립 PC는 더 저렴하거나, 같은 가격에서 성능이 더 높은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기능과 성능 측면에서 조립 PC가 가지는 구성의 유연함은, 메이커 PC 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특별한 용도’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완성품 형태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메이커 PC와 달리, 조립 PC 는 사용자가 의도하는 대로 PC를 구성할 수 있으며, 예산의 범위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용도에 특화된 PC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특히 고성능 PC로 갈 수록 두드러지게 된다. 메이커 PC의 경우 고성능 제품군이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보기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생기게 되며, 특히 가격적인 부분이나 오버클록킹 등을 고려하는 사용자의 경우엔 메이커 PC 가 이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조립 PC의 경우 이들 고급 사용자를 위한 부품들을 사용함을 통해 이런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다.
▲ 최신 하이엔드 플랫폼을 바로 쓰려면 선택할 수 있는 건 하나 뿐이다.
PC를 지금까지 사용해 온, PC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경우 자신이 PC에 원하는 요구사항이 상당히 구체적인 때가 많다. 그리고 이들 사용자들의 자세한 요구사항은 이미 하드웨어 사양이 정해져 있어 변경하기 어려운 메이커 PC로는 충족시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런 사용자들에 있어 조립 PC는 가격 대비 성능의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에 가까운 수단이 된다.
이런 경우는 특히, PC를 특정 용도에 특화시키는 경우에 흔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것이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다루는 PC와 하이엔드급 게이밍 PC로, 이들 시스템은 PC를 구성하는 각종 요소 중 특정 요소들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지게 되며, 또한 일반적인 용도의 시스템과는 구성에 있어 기본 수준의 기준이 달라지는 게 보통이다.
대표적으로 멀티미디어를 주로 다루는 PC의 경우, 프로세서의 높은 연산 능력과 넉넉한 메모리, 그리고 대용량 하드 디스크를 통한 넉넉한 스토리지 등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그래픽 카드의 경우 기능적인 요소만 충족되면 3D 게이밍 성능은 큰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한다. 이런 경우 비용 효율적으로 요구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있어 조립 PC 쪽은 메이커 PC에 비해 여러 모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 게임에 맞춰야 하는 시스템이라면 구성의 유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이엔드급 게이밍 머신의 경우 생각해야 될 것이 더 많다. 게이밍 성능에 있어 중요한 것으로는 프로세서를 포함하는 플랫폼의 성능과 함께 그래픽 카드로 상징되는 그래픽 성능이 있는데, 게임에 따라서 최적 성능을 보이는 조합이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그래픽 카드들과 플랫폼이 지원하는 다중 그래픽 카드 구성 또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게이밍을 위한 시스템 구성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것은 그래픽 카드의 선택이다. 현재 고성능 게이밍 시스템에서 주로 사용되는 그래픽 카드들은, 게임의 특성에 따라 그 성능의 우열이 바뀌는 경우도 흔하며, 최대한의 비용 효율을 위해서는 주로 하는 게임에 최적화된 그래픽 카드를 골라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즐기는 게임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그래픽 카드의 조합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래픽 카드의 선택에서 고려해야 될 점으로 파워 서플라이의 용량과 케이스의 형태, 그리고 다중 그래픽 카드 구성에서는 플랫폼 차원에서의 지원 여부 등이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에는 메이커 PC는 분명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으며, 실질적으로 이 부분에서 조립 PC는 대안적인 부분이 아니라 유일한 선택지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 ‘베이스’를 잡고 약간 변형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이런 ‘특별한’ 용도를 위해 꼭 처음부터 모든 부품을 하나하나 짜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 상당 수의 대형 PC 관련 쇼핑몰들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다양한 형태의 완제품 PC들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 시스템의 경우 일단 대기업의 메이커 PC보다 더 다양한 하드웨어 조합과 함께, 어느 정도 사양을 유연하게 변경할 수도 있어 만족스러운 PC를 쉽고 편하게 구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자체 브랜드의 PC들은 기본적으로 조립 PC에 가까운 특징을 가진다. 시중에서 검증된 부품들간의 조합을 찾아 완제품 형태로 만들고, 이를 자체 브랜드로 내세워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이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직접 부품을 구매해서 조립하는 것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며, 보증이 가능한 수준에서 사양의 변경 또한 비교적 자유롭다.
특히 이들 자체 브랜드의 PC들은 시장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새로운 플랫폼 등이 선보이면 이들 자체 브랜드 PC에도 빠르게 반영되며, 소비자들이 쉽고 빠르게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한 PC를 만나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최신 플랫폼을 이용한 강력한 성능의 PC가 요구되면서도 어느 정도 검증된 조합의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런 쪽으로 눈을 돌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당연하게도' 자신에 가장 잘 맞는 PC가 가장 좋은 PC
‘좋은 PC’에 대한 기준은 너무도 다양하다. 성능이 좋은 PC일 수도 있고, 쓰기 편한 PC일 수도 있으며, 디자인이 좋거나 기능이 다양한 PC일 수도 있다. 좋은 PC의 기준은 사용자마다 모두 다르며, 가장 일반적인 선택인 ‘대세’가 언제나 성공적으로 좋은 PC를 찾게 해 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런 다양성이 아직까지 PC 시장 전체를 현재의 형태 정도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PC’ 에 대한 절대적 기준도 존재한다. 자신이 사용하기에 가장 편리한 PC가 가장 좋은 PC라는 것이 그것이다. 사용하기 편리한 이유가 성능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쓰기 편해서일 수도 있으며, 혹은 사후 지원이 잘 되어서 편리하거나, 디자인이 좋아서 맘에 드는 등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 어떤 형태의 PC를 사든간에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PC가 가장 좋은 PC임이 분명하다.
사용자에게 있어 ‘좋은 PC’가 되기 위해 조립 PC와 메이커 PC는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메이커 PC도 표준 규격의 엄격한 준수와 함께 조립 PC와의 가격 격차를 줄이고,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립 PC도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 편의성을 확보함과 함께 사후 지원의 수준을 높여 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PC를 고를지는 결국 사용자가 자신의 필요와 상황에 맞춰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