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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지민과 나는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의 메시지는 짧지만 따뜻했고,
가끔은 사진 한 장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사라졌다.
“오늘은 어땠어요?”
“잘 지냈어요. 당신은요?”
그의 말투는 언제나 조심스러웠다.
마치 나를 상처 입히지 않으려는 듯한 배려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 배려가 때로는 벽처럼 느껴졌다.
어느 날, 지민이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
“시간 괜찮으면, 같이 산책할래요?”
그와의 첫 데이트는 한강이었다.
밤하늘 아래, 우리는 나란히 걷고 있었다.
말없이 걷는 그 순간조차도 특별했다.
“가끔은 이렇게 아무 말 없이 걷는 게 좋아요.”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의 세계는 너무나도 빛나고,
나는 그 빛에 눈이 부셨다.
며칠 후, 지민에게서 연락이 뜸해졌다.
메시지의 답장은 점점 늦어졌고,
그의 말투에서도 거리감이 느껴졌다.
“요즘 많이 바쁘죠?”
“네, 조금요. 미안해요.”
그의 짧은 답장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나는 그에게 부담이 되는 걸까?
그의 삶에 내가 들어갈 자리가 있는 걸까?
그날 밤, 지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안해요. 요즘 정신이 없어서요.”
“괜찮아요. 이해해요.”
하지만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는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 좋아요.
하지만 때로는 그게 두려워요.”
그의 말에 가슴이 아팠다.
그도 나처럼 불안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