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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께 찾은 경북 청송군 진보면 기곡리의 있는 산불 희생자 ㄱ(82)씨 집은 형태도 남지 않았다.

중장비를 동원한 산불 희생자 수색작업이 이뤄지면서 기둥이나 지붕 등은 부서진 채 흔적을 찾을 수 있었고, 폐허로 변한 집터에선 목걸이 등 살림살이가 뒹굴었다.

이곳에서는 27일 오후 청송군 마지막 희생자인 ㄱ씨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ㄱ씨는 집에 있던 냉장고와 벽 사이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산불에서 나오는 연기에서 최대한 버티기 위해 냉장고 쪽으로 간 것으로 ㄱ씨 아들은 추정했다.

ㄱ씨 아들인 조아무개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머니는)벽이랑 냉장고 틈새가 정말 좁은데 그 틈새에서 발견됐다. 많이 뜨거우니까 살기 위해서 거기로 가신 것 같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ㄱ씨는 마을의 터줏대감이었다고 한다. 기곡리 경로당에서 만난 한 주민은 “(ㄱ씨는)평생 이 마을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아들도 전 마을 이장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마을에서는 모두 ㄱ씨를 알았다”고 했다.

마을 주민들은 ㄱ씨를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ㄱ씨 소식을 듣고 마을 주민들이 가슴 아파한 이유다.

아들 조씨는 대피 문자가 1시간만 빨리 왔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조씨는 “화재 당일(25일) 동생이 집을 떠난 시간이 오후 4시15분정도 된다. 긴급 재난 문자가 그때에만 왔어도 동생이 어머니를 대피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바람이 너무 강해 긴급 재난 문자가 오기 전에 불길이 마을을 휩쓴 것 같다”고 했다.

ㄱ씨 주검은 산불이 기곡리를 덮치고 이틀 뒤에 발견됐다. 청송군이 중장비를 동원해 한차례 집을 수색했지만 지붕이 내려앉아 ㄱ씨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경찰이 다시 집을 수색했고 ㄱ씨 주검을 발견했다.

조씨는 “집에 설치된 CCTV를 돌려봤을 때 모친이 집 밖으로 나가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아서 ‘집 안에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다”며 “하지만 발견이 안 되니까 ‘혹시 다른 곳으로 대피하지 않았을까’라고도 생각했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28일 새벽 5시 기준 청송지역 산불 진화율은 80%를 기록했다. 화선 길이는 103㎞이며 이중 82.4㎞가 진화됐다. 산불영향구역은 5115ha다. 이날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내린 비는 주왕산면 2.5㎜, 청송읍 1.5㎜ 등이다. 이번 산불로 주민 4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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