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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걔랑 나 포함 여섯이서 술 마실 기회 생겨서
모였는데 진짜 술이 꿀떡꿀떡 넘어가더라
이제 진짜 얘 얼굴만 봐도 고백이 막 튀어나가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어 진짜 애써 참는데 술은 또 너무 잘 넘어가니까 못 참고 막 고백 튀어나올 거 같은 거 오히려 더 다른 애들이랑 얘기하고 장난치면서 말 안나오게 막고 걔 안쳐다보려고 노력했다 혼자...ㅋㅋㅋ
걔는 술을 좀 잘 하는 애라 다른 애들은 슬슬 화장실 가서 토하고 오거나 바람 쐬러 다녀오거나 이미 집으로 튄 애도 있었어
난 술을 잘 하는 편이 아닌데도 이게 진짜 때가 점점 왔다싶으니까 그리고 걔가 있으니까 분명 내 평소 치사량은 넘긴 거 같은데 정신이 마신거에 비해 멀쩡하더라고? 이제해야돼... 해야돼.. 이런 생각 계속 해오니까 ... ㅋㅋㅋ 심장은 왤케 빨리 뛰는지..
어쨌든 술은 당연히 치사량 넘겼으니 당연히 취했던거였고(그땐 취했다고 못느낄 정도로 제정신인 걸로 착각함..) 걔 얼굴을 보면 속이 울렁거림... 해야될 말 자꾸 안하고 참으니까 토할 거 같았드라ㅠㅋㅋㅋ
자리 이제 파하고 다들 나와서 흩어지는데 나는 원래 집에 버스타고 가면 되고 걘 집이 만난 곳에서 꽤 근처인 편이라 살~ 걸어가면 됐거든? 어느새 걔는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여
그래서 아 이거 지금 잡아야 될 거 같다 이런 생각도 안 들고 그냥 몸이 너무 자동적으로 걔를 향해 막 가고 있었어.. 잡고 싶다 잡고 싶다 되뇌여지면서ㅠ ㅋㅋㅋ 걔 등이 더 가까워질수록 슬로모션처럼 내 손이 걔 등으로 향하더라고
걔 등을 살짝 치면서 집 가냐?
하니까 응. 근데 너 왜 여기로 오냐? 하더라고..
정류장이 같은 방향이라 일로 가
라고 했어 실제로도 맞긴했고..
걔는 별 감흥없이 그래? 하더니 오랜만에 보니까 좋드라 ㅋㅋ
하더라고 근데 좋은 게 날 말한 게 아니라 그냥 친구들 다 같이 오랜만에 봐서 좋단 얘기인거 아는데도 그냥 그 말 자체가 너무 설레고 막 머리가 뜨거워졌다..
이제 뭐 물러날데도 없고 말 안 하면 토할 거 같아서 그냥 좀 웃고
좀 뜬끔 없겠지만 넌 친구랑도 사겨봤냐? 하고 물어봤어
응 사겨봤지? 하길래
아 그래?
하고 정적.... 진짜 나만 느끼는 건지 어색함이 감돌았는데 나 이때 진짜 위기감 느꼈다 스스로 어색한 걸 느낀 것부터가 내가 이미 고백이고 뭐고 사실 준비가 안된 상태였던 게 너무 티나는 거 같아서 짧은새 오만 생각 다 드는데 취해서 그 생각이 먼지도 모르겠고 그냥 식은땀 났어..
걔가 그건 왜? 하더라고
난 그때 바로 대답을 못하고 그냥 걸었어 더 물어보면 취해서 그렇다고 변명이라도 할까 생각도했어 좀 개찌질하다ㅠ 숨 들이쉬니까 제법 쥐똥만한 용기라도 나는거같아서
나 사실 너 좀 좋아하는 거 같아 라고 했어.. ㅋㅋㅋ 사실 조금 좋아하는 거 아니고 많이 좋아한건데 무겁고 부담스럽게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그렇게 했다ㅠ
걔가 엥? ㅋㅋㅋㅋ 하더니
좀 좋아하는 건 대체 뭐야? 나 좋아했어? 언제부터? 하고 약간 웃음기가 있더라고 질문에
난 차라리 웃음기 있는 거에 좀 안심했어... 아무말 안하거나 한숨이라도 쉬었으면 그자리에서 혀깨물뻔했는데 고마웠다..
사실 좀 좋아한지 오래 됐을걸? 했더니
응? 오래 됐을걸? 언제부턴데 하길래
한.........중학생때부터................ 라고 하니까 걔가 발걸음이 멈추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왜멈췄지왜멈췄지 속으로 막 오만 생각 다들고 다리에 이미 힘 풀려서 쓰러져 기절할 거 같았다..
야 중학생부터면 너무 오래 됐는데? 너 그동안 계속 남자 안 만났어?
하길래 어어... 고백 받았어도 그냥 거절했지 하니까
마른세수를 막 하더니 일단 빨리 버스타고 집을 가래 나중에 연락을 하겠다하길래 난 걍 개등신같이 어엉...? 하고 알겠다하고 버스타고 집에왔어 근데 이게 불과 어제 있었던 일이야
아직 연락? 당연히 없고 어떻게 될 건지 나도 모르겠다 ㅋㅋ... 고백 하지 말걸 그랬나 근데 웃긴건 난 기억력도 좋은 편도 아닌데 얘랑 있던 일은 왤케 장면장면마다 기억나냐 읽느라 고생햇을텐데 좋은 결과 못알려줘서 미안하다.. 사실 내가 제일 착잡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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