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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1년,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을 아직 안하고있던 시기.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이 시기에는 사회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노느라 정신없어 돈이 많이 들어 한번 쯤 알바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알바를 해야겠길래 이런저런 알바를 찾아봤지만 마땅한게 없었는데 유독 눈에 띄는 야간 편의점 알바...
아무래도 편한데다가 찾은 편의점이 개인 편의점이라 당시 패마나 GS25 같은 곳보다는 편할것이라 생각해서였다.

그곳은 술집 근처에 가게가 있어서 밤에도 사람이 좀 다니는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그런 사람들도 별로 없어 새벽 2시에서 6시 쯤 까지는 거의 손님도 없었다. 바로 그날도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여느때처럼 알바를 하며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
비도와서 손님도 없는 날이었다. 이럴때 물품정리를 해야겠다 싶어서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편의점 알바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카운터에서 나와서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손님이 오면, 그것도 피곤한 야간 시간때 그런다면 은근히 짜증이 난다. 

하던일을 멈추고 다시 카운터로 들어가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무튼 정리를 할 때 왠남자손님이 들아와서 담배하나를 달라고 하기에 은근히 치솟는 짜증을 억누르며 담배를 주고 돈을 받았다. 

하지만 그 표정이나 행동, 말투에는 내 짜증이 묻어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티가났다. 

담뱃값을 계산하고 모자를 푹 눌러쓴 손님은 나를 슥 쳐다보며 말했다.

"조심하세요."

그 말을 남기고 모자를 푹 눌러쓴 손님은 가게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내가 손님에게 짜증을 표현했기 때문에 손님이 기분이 나빴을수도 있었고 그로인해 성격나쁜 그 아저씨(또는 범죄자) 가 나에게 나쁜마음을 먹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그 조심하세요 라는 다섯 글자 때문에 공포에 떨었다. 

범죄를 저지르기 전 미리 예고를 하는 사이코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내 생각일지도 모르는데다가 곧있으면 로또를 구입하는 손님들이 몰려오기에 괜찮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약 30분 정도가 흘렀다.


계속해서 아까의 일에 겁은 먹고있었지만 내가 알바로서 해야할 일은 있었기에 계속해서 물품정리를 하고 있었다.

물품정리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 가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입구를 쳐다보니 아뿔사! 다들 생각했듯이 아까 나에게 경고를 하고 사라진 그 손님이 서있다.

그 손님은 점점 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가만히 서 있을수가 없는것이 카운터로 들어가기 위해선 그 손님 옆을 지나쳐야 하는 구조였다 뿐만 아니라 길다란 일자구조 형태인 가게라 돌아서 가게 밖으로 도망칠수도 없기에 도망을 생각한다고 해도 그 손님옆을 지나야만 했다.

아무튼 가게를 나간지 30분 정도만에 다시 들어오는 손님은 거의 없었고,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이 영낙없이 범죄자의 모습이었다. 아까의 경고로 인해서 내 머릿속엔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야 하는가... 하는 생각만 가득했다
공포심 속에서도 답은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는 방법 밖에 없다는것을 알기에 나는 그 손님옆을 극도로 긴장 한 상태에사 지나쳤다. 혹시 뒤를 찌르지 않을까 하는생각에 옆을 지나친 후에도 계속 그를 주시했다.

다행히 아무일도 없었고 일단은 카운터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손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것저것 먹을것을 주워와서는 계산을 했다. 

나는 아까와같은 실수를 하지않기위해 여태 알바를 했던 것중에서 가장 친절하게행동했다. 계산을 마친 그 손님은 아까처럼 나를 슥 쳐다보더니 말했다.

"수, 수고, 수고하세요..."

지나치게 말을 더듬는 그의 목소리에 술냄새가 같이 풍겨왔다. 아까의 조심하세요는 경고의 의미라기보다 술에취해 잘못된 인사를 선택한 것이었다.

지금에와서야 아무일도 없이 끝났기에 웃기기까지 한 이야기 이지만 당시에 그 손님옆을 지나던 그 시간은 10초도 안되었지만 나에게는 10분과도 같은 시간처럼 느껴졌고, "조심하세요." 라는 말을 들은 후 30분 동안 긴장했던 탓인지 그날 알바가 끝난후에는 피로감이 훨씬 더하게 느껴졌다

 

 

출처 : https://blog.naver.com/hurucin/22174723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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