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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일단은 4년 연속 흑자입니다.

 

2019년 설날 직전 조선업계에서 초대형뉴스가 떴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는 뉴스였습니다.

세계 조선회사 TOP 3 중 두 회사가 합친다는 소리니까요.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결사반대를 외쳤습니다.

동종업계에서 인수합병이 일어나면 피인수기업의 임직원은 정리해고 대상 1순위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인수합병 심사가 한창이던 작년, 2021년 여름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하며 했던 말이 있습니다.

 

1.PNG.jpg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불황 중 나홀로 4년 연속 흑자를 찍은 기업인데, 경쟁력있는 회사가 경쟁력 없는 회사 밑으로 들어가는 게 맞냐는 거죠.

 

일견 타당해보이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다른 의문점이 생깁니다.

제일 실적 잘 낸 회사가 왜 돈은 제일 없어?

 

결론부터 말하면 저 이익은 장부상의 일시적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2. 조선업 회계: 충당금의 마법

 

선박은 운송수단이라는 점에서 자동차와 비슷해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산업구조는 건설업과 비슷합니다.

 

  • 발주자가 발주 공고를 하면
  • 조선사/건설사가 입찰을 하고
  • 주문을 따내면(수주)
  • 장기간에 걸쳐 커스텀 제작을 하고
  • 최대한 납기일을 준수하여 선박을 건조/건물을 준공합니다.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주문제작을 하는 산업은 일반적인 공산품과 다른 방식으로 회계를 작성합니다.
 
만약, 제가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껌을 사면, 편의점은 즉시 1000원 매출을 잡을 겁니다.
 
하지만 건물이나 선박처럼 장기간 커스텀 생산하는 제품/상품은 다릅니다.
전체 수주액을 공정률에 따라 분할하여 매출로 인식합니다.
 
예를들어 제가 조선소를 만들어서 1000억짜리 선박을 수주했다고 칩시다.
저는 1000억짜리 선박을 2년 간 만들기로 계약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매분기 아래와 같이 매출을 인식할 겁니다
 
  공사 1년차 공사 2년차
매출 500억 500억

만약 제가 저가수주해서 공사비용이 1100억 들게 됐다면
 
  공사 1년차 공사 2년차
매출 500억 500억
건설원가 550억 550억
영업이익 (50억) (50억)

이렇게 매년 50억씩 적자를 인식할 겁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렇게 반씩 딱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모종의 사유로 1년차에 손실충당금 200억을 잡았다면
그리고 그 다음해에 충당금 설정 사유가 해소되어 충당금을 환입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공사 1년차 공사 2년차
매출 500억 500억+300억
건설원가 550억+300억 550억
영업이익 (350억) 250억

이렇게 첫해에는 적자가 나고, 다음해에는 흑자가 납니다.
이처럼 충당금을 잘 사용하면 결국에는 같은 내용인데 나중에 흑자를 보게 되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위의 예시는 이해를 위한 것이며 실제 회계현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3.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마법사용을 허하라
 
위의 예시는 아무리 봐도 헛짓거리 같습니다.
아무리 잘 쳐줘야 조삼모사죠.
하지만 조삼모사도 사실은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2016061511027677128_2.jpg

바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사용한 분식회계 기법 중 하나가 해양플랜트 손실충당금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손실충당금을 쌓아서 비용처리를 해야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손실충당금을 쌓지 않음으로써 원가를 과소산정하여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분식회계가 터졌으니 위에서 오더가 내려옵니다.
'보수적으로 회계처리해라'
'리스크는 숨기지 말고 최대한 많이 반영하라'
 
그리고 대우조선해양도 여기에 충실히 따랐습니다.
기존의 경영진들이 분식회계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이들의 자리는 새로이 임명된 경영진이 채웠습니다.
 
보수적으로 회계처리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충당금은 잡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잡습니다.
충당금 잡을 만한 사업이 더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습니다.
지금부터 1년 내에 잡히는 충당금은 전임 경영진들의 과오입니다.
최대한 빨리, 많이 찾아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의 과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환입되는 충당금은 미래의 매출로 저의 실적이 됩니다.
 
 
 
 
 
 
 
 
4. 실제 결과물

M_20220218115246_148335.jpg

 
2015년부터 2016년에 걸쳐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를 수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조원의 손실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충당금 좀 붙인다고 티도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때 잡은 충당금을 환입한 결과 장부상의 이익이 발생했습니다.
 
위의 표를 보면 분식회계 사태가 끝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영업이익 7330억원과 1조24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018년에는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냈습니다.
통상적으로 대형조선소는 호황기가 아니면 영업이익률 10%를 넘기기 힘듭니다.
저때는 조선업 불황기였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그런데 다음해인 2019년에는 영업이익이 2928억원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그 다음해인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1534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납니다.
 
그 이유는 대형선박을 건조하는데 통상적으로 2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2016년까지 잡았던 충당부채의 효과가 2년이 지난 2018년까지는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후인 2019년부터는 충당부채의 환입이 사라졌기 때문에 저렇게 영업이익이 대폭 쪼그라든 것입니다.
 
 
 
 
5. 결론: 이유가 있는 조삼모사라도 결국엔 조삼모사입니다.
 
충당금 설정과 환입은 정말 필요한 회계항목입니다.
그러나 충당금을 활용해서 비용을 과거로 밀어내고, 미래의 매출을 늘려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주로 국내축구갤러리에서 활동합니다.
가끔 국내축구 감독들은 누가 봐도 포백 구성의 선수진인데 어거지로 스리백 포메이션을 제출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속지 않습니다.
상대팀 감독과 선수들도 압니다. 해설자도 압니다. 전문 축구인이 아닌 팬들도 압니다.
실제로 경기를 보면 아니나 다를까 포백입니다.
 
이렇게 대외적으로 보이는 기록만 바꾸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오히려, 재무회계라의 목적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다는 걸 감안하면, 재무회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회계 테크닉을 사용한 것은 아닌지 아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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