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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 인류는 250,000년 동안 존재했지만, 인류가 세계의 무대 위에서 활약한 시간은 최근 4천 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지난 250,000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는 동굴 속에 옹송그리고 자그만 모닥불 주위에 모여앉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것은 해가 왜 떠오르는지와 같은 단순한 미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 머리가 달린 거대한 식인새, 살아 움직이는 기괴한 돌, 비명을 지르는 나무 등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들을 ‘신’이라느니 ‘악마’라느니 부르면서, 그들에게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십사 빌었고, 구원을 바라며 그들에게 기도했습니다.
이윽고, 그것들의 수는 줄어들었고 우리의 수는 늘어났습니다.
세계에 대한 이해가 발달하기 시작했고 두려워할 만한 것들은 사라져갔습니다.
하지만 설명되지 않는 것들은 영영 없어져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우주 자체가 불합리와 부조리를 요구하는 것처럼...
하지만
인류는 두려움을 피해 숨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아무도 우리를 보호해줄 수 없기에, 우리는 스스로 떨쳐 일어나 버텨야 합니다.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인류가 양지에서 살아갈 때, 우리는 음지에서 그것들에 맞서 싸우고, 격리하고, 가림으로써 대중의 눈이 닿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온당하고 평범한 세계에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확보하라. 격리하라. 보호하라.
출처 https://gall.dcinside.com/m/genrenovel/7943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