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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867
29일 전

🗨️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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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어떤 미갤러분이 저한테 관련 내용을 물어봐서 답한적이있는데 생각해보니 나름 흥미로운 잡지식중하나인것같아서 한번 작성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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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보고있는 사람은 다들 "불평등 조약"이라는 말을 교과서에서든 실생활에 비유로써든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임.

 

만약 펨코를 하는 초딩이있다면 그것은 여러모로 너무나도 슬픈일이기에, 대충 모두가 알고있다고 가정함.

 

다르게 말하면 불평등 조약은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널리 퍼진말이고 강화도 조약같은 역사적 맥락을 떠나서 전방위적으로 쓰이는 단어라는 뜻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 엥 근데 무슨말을 할지는 모르겠는데 당연한거 아니냐. "불평등 조약" 이 아니라 "불평등" "조약" 이잖아. 걍 불평등한 조약을 이야기하는건데 근들갑떨면서 글을 시작하는건 뭐임? 필력 개병신이네 이새끼.

 

 

 

후자는 맞는말이지만 전자는 재밌게도 말에 모순이있음.

우리는 "불평등한 조약"이 아니라 실제로 "불평등 조약" 이라고 말하고있기 때문.

 

 

왜 불평등한 조약이라 안하냐면, 불평등 조약은 걍 일반적으로 쓰이는 두가지 단어를 유연하게 같이쓰는게 아니라 실제로 하나의 용어(Jargon) 이기 때문임.

 

 

그것도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서양은 커녕 다른 지역에서 아예 안쓰는, 동아시아에서만 쓰는, 그리고 만들어진 용어임.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대충 한국위키랑 똑같은 뜻)

한중일, 즉 동아시아에서는 주로 위처럼 그냥 일반적인 용어로 알려져있음. 뉴스칸에 불평등조약 검색하면 단순 역사칼럼말고도 어느어느 정치인이 ㅁㅁ조약은 불평등조약이다라고말했다 이런게 그냥 튀어나올정도로.

 

심지어 불평등 조약을 영어로 옮기면 unequal treaty 로 전혀 문제없어보이고 일상을 포함한 되게 다양한 시츄에이션 속에서 쓰일것같지만 그렇지않음.

 

실제로는 서양에서는 99%가 동아시아, 그것도 제국주의 시절인 19~20세기 동아시아, 즉 청나라(와 조선,일본)서 일어난 일렬의 사건들'만' 지칭하는 매우 지엽적이고 어쩌면 학술적이라고도 볼수있는 용어인 것.

 

실제로 위 한-일에서는 어느한쪽이 유리한 조약이다 라고 설명되어있지만, 조금만 스크롤 올려서 서구권을 보면 바로 "19-20세기 중국에서 일어난 사건들" 이 튀어나옴.

 

그래서 실제 unequal treaty가 언급되는 사례를 보면: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이렇게 대문자로 쓰거나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이렇게 따옴표로 쓰는등, 일상적인 단어가아니라 용어라는걸 명백히 함.

 

그리고 말했듯 대부분 논문이나 역사같이 전문적인 글에 주로 등판하고, 쓰이는곳도 위 대충따온 스샷을 보듯 공간적인건 동아시아, 시간적인건 제국주의시대로 한정되어있음.

 

서양에서 어떤 조약이 한쪽에만 유리할때 그 조약을 주로 수식할때 가혹하다고, 유리/불리하다고 함.

혹시나 불평등하단 말을 해도 각각 항목에 사용하거나 "그 조약은 ㅁㅁ한테 유리했다/불리했다" 이렇게 풀어서 쓰지 unfair 이든 unequal 이든 국가간의 조약(treaty) 자체를 수식할때는 그리 쓰지않는 단어임. 베르사유 조약이나, (보불전쟁)프랑크푸르트 조약은 당연히 불평등하지만 딱히 불평등하다고 수식 안하는 것 처럼.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그래서 위처럼 "중국애들은 불평등조약이란 단어 쓰던데 전쟁(과 포함외교)을 통한 조약은 걍 불평등한게 그 본질인데 왜 굳이 불평등 조약이라고말함? 그럼 평등조약이란것도있음?" 이라 영이버 지식인에 묻는 사람들도있을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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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이렇게됐을까?

 

그건 불평등조약이라는 단어자체의 근원이 어느정도 프로파간다성이기때문.

 

대표적으로 불평등조약으로 알려진 난징조약 등등 청나라무료로드리게스 시즌 당시 국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퍼진 단어가 아니라,

반백년이 지난뒤 장제스 중화민국 시절때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국사적과 문화적으로 고취시키기 위해서 애국+반 제국주의 성향을 가지고 과거를 "재발굴" 한게 그 근본임.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장제스를 비롯한 지식인들이 여러분시발거 우리가 존나열심히합니다 이제 더이상 수모의시대는 갔다 기호1번 장제스 하는동안 영혼의 라이벌 마오쩌둥도 이 "불평등 조약" 이란 단어를 열심히 홍보하며 우리가 더 열심히함(안함) 기호2번 공산당을 외치면서 단어는 흐름을탔고

 

그대로 한국과 일본한테까지 수출되어 강화도조약, 메튜페리 미일수호통상조약등을 설명하는데 이 용어를 쓰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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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조약이 다분히 프로파간다에 가까운 용어라는건 탄생뿐만아니라 실 역사속에서 쓰임새 속에서도 볼수있는데.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예를들면 대표적 불평등조약이라고 교과서등에서 배운 난징조약은 전쟁 자체는 영국의 개쌉추악한 혐성에서 시작했단것과 별개로 사실 어느정도는 그당시에는 청나라가 기분좋게 싸인하고 영국이 오히려 시발 꼴랑 이거얻을려고 이지랄했냐? 하고 빡쳐서 돌아온 사절단등 갈군 조약임.

 

물론 근본적으로 중국이 전쟁에 졌으니 손해보는조약도 맞고 청나라 정부와 (한족)지식인의 입장은 달랐겠으나 싸인할때는 서로가 자격이있는 대표를보내 결국 합의가 되어서 굿굿 이제 밥먹으러가죵 하고 사인한 조약이 시간이 지나서 한족의 정부가 세워지고, 중국이 대놓고 약자가 된, 반제국주의가 흥행한 시대가 오니 불평등 조약의 대표가 된 상황이라 볼 수 있음.

 

본질적으로 두 나라의 정식적으로 자격을 위임받은 외교관이 '합법'적으로 채결한것이 조약인데, 조약자체가 불법이다, 가혹하다, 독소조항이 있다, 유리한 조항이있다 수준도 아니고 조약 자체를 "불평등" 하다고 주장하는건 지옥에있는 DJ 히데키의 생전 서프라이즈 선상사인회 정도가 아닌이상 굉장히 주관적인 표현일수밖에없음. 위에 어떤 영붕이가 이야기한것처럼 국가간 조약이란것에서 불평등하다를 논의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의미없어보이기도하기떄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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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불평등 조약" 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단어 두개가 붙은 형태가 아니라 오히려 지엽적이고 전문적인 조어와 용어에 가까운걸 알수있음.

 

물론 단어자체는 되게 평이하기에, 서양에서도 이를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으로 확장해서 쓰는 학자들도있지만 그들이 이해하는 단어가 가진 본질이 "19세기-20세기" "반제국주의" (혹은 민족주의) 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않음.

 

한마디로 동(북)아시아에서는 나름 여러 상황에 쓸수있는 유연한 단어로 받아들여지지만, 이 단어 자체는 사실 내수용단어라고도 볼수있음.

 

글을 끝내기전에 혹시나해서 쓰지만, 나는 이글에서 불평등조약이란 단어의 역사와 인식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고 믿지, 이를 통해 그래서 사용하면안된다 등등을 비롯한 그 어떠한 주장도 할 생각도없음. 다들 행복한 하루되셈.

 

 

image.png 사실 다른 지역에서는 안쓰는 단어 <불평등 조약>

 

 

-끗-

 

재밌거나 흥미로웠으면 추천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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