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몇 년째 카톡 프로필 사진도 바뀌지 않고 인스타그램도 안하더라니. 얼마 전에 연락할까 하다가 조심스러워서 못했는데, 연락을 할 수도 없는 사람이었네.
공통인 친구가 그 지역 경찰인데, 출동 신고 받고 가보니 그 친구더래. 경찰 친구 아니였으면 이 사실을 언제 알았을까. 2년 전 일인데 이제야 들었어.
직장 스트레스인지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인지, 아무튼 직장 때문에 자살한거라더라? 알아보니 그 시청에서 1년 새 공무원 4명이 자살했대. 이게 말이 되는거야? 그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공무원 사회에도 너무 화가 나더라.
공무원 합격했다고 좋아하던 그 친구 얼굴이 자꾸 떠올라. 그 때가 합격하고 난 직후였거든. 정말 행복해 보였어. 공부를 3년 정도인가 오래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내가 다 기뻤어. 근데 발령받고 1년 만에 죽었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해병대도 자원 입대하고, 틈틈이 축구, 런닝, 등산 같은 야외 운동도 즐겨하던 친구였는데.. 그래서 더 안 믿겨져. 그래서 더 힘들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상이 되지가 않아서.
그냥 그만두었으면 어땠을까? 공무원 그만 둔다고 세상 끝난거 아닌데. 사회가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였으면 좀 나았을까? 사회에도 화가 나고, 그냥 어디에 화를 내고 싶은 것 같아. 어쩌면 나한테 화가 나는 것일 수도 있어. 근데 그냥 너무 친구가 불쌍하고 보고싶고 그렇네. 내 기억 속에서는 너무 행복해 하고 있는데.
친구야, 이제 괴로움 다 잊고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 기억속에 너는 항상 나한테 장난치고 킬킬 웃던 12살, 15살, 20살, 27살의 행복했던 모습 뿐인데, 얼마나 힘들었니. 너를 알아서 너무 좋았어. 같이 학창시절을 나누게 해주어서 고마워. 잊지 않을게.
조회 수 967 추천 수 0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