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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제를 비롯한 영양제의 효능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다.어떤 외신에선 효과가 있다가 하다가도 어떤 외신에선 효과가 없다고 나온다. 가령 2012년 미의학협회지(JAMA)는 미국하버드대학의 연구결과를 인용, 매일 복용한 그룹에서 각종 암 발생률이 8% 감소했다고 발표한 반면 2013년 미국내과학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는 암이나 심장병 등 질병예방효과가 없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어떤 의사는 선용할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반면 어떤 의사는 비타민제가 사망률 저하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며 효능은 제약회사의 상업주의로 과대포장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비타민제를 비롯한 영양제를 먹는게 좋은가 그렇지 않아도 되는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영양제 무용론에 대한 나의 생각을 주제별로 정리해본다.
첫째, 앞으로도 비타민제를 비롯한 영양제 관련 역학연구는 들쭉날쭉할 것이다.
좋다는 결과도 나올 것이고 도움이 안 된다는 결과도 나올 것이다. 영양제는 약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질병치료나 예방, 혹은 사망률이란 보건지표를 통해 효과를 검증하겠다는 발상 자체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고혈압치료제인 칼슘채널차단제도 5년 복용시 심장마비 발생률을100명중 3명에서 2명으로 낮출 뿐이다. 상대적으론 33% 감소지만 이 약을 5년 동안 매일 복용해도100명중 2명은 심장마비가 생긴다는 뜻이다. 가장 검증이 잘된 고혈압치료제도 이 정도인데 하물며 식품에 불과한 영양제에 가장 마지막으로 움직이는 보건지표인 사망률이란 잣대를 갖다 대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감기약이 질병예방에도 사망률 감소에도 기여하지 못하지만 불편한 증세를 극복하기 위해 감기약을 사먹는다. 영양제도 마찬가지다.
둘째, 생물학적 개연성
상식적으로 생물학적 개연성(biological plausibility)이 인정된다. 음식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영양제의 형태로 채워주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결핍증을 해소할 정도의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영양소는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적정수준 섭취는 매우 중요하며 이것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결핍증 해소를 위한 요구량보다는 훨씬 많은 양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칼로리는 넘쳐나지만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등 중요한 영양소들이 부족하다. 채소나 과일, 우유, 등푸른 생선을 현실적으로 자주 먹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면이나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가 나쁘다지만 굶는 것보다는 백배 좋은 일 아니겠는가.
셋째, 웰빙센스(well being sensation)
식욕을 돋우며 활력을 주고 피부를 예쁘게 만들어준다. 사실 객관화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많은 영양제 복용자들의 체험을 단지 위약효과만으로 몰아붙여선 안된다고 본다. 최근 암수술을 받은 지인의 경우다.
"수술후 항암치료까지 받느라 수척해지고 피곤한 나에게 의사들은 '음식을 골고루 드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떻게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하는지 설명이 없다."
나는 난감해하는 그에게 종합비타민제와 오메가3 등 영양제를 권유했고 한 달 후 나타난 그는 피부색깔부터 달라져 있었다. 과거보다 훨씬 기운이 나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현미경이나 혈액검사 지표 등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이 환자의 변화를 폄하할 수 있을까? 현대의학은 환자의 전인적 치료에 대해 좀더 겸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영양의 개선이 인체의 신진대사의 향상에 기여하고 이것이 그사람의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몸에 종양이나 궤양이 발견되는 구조의 문제가 아니다. 기능이 개선된 것이다.
넷째, 다국적 제약회사 음모론
영양제 과대포장에 상업적 논리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양제는 식품이며 다국적 제약회사와 거의 무관하다. FDA 허가도 필요없고 슈퍼마켓에서도 의사처방 없이 판매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암웨이나 GNC 등이 있지만 이들은 거의 유통회사이며 영양제 전문메이커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화이자나 GSK, MSD처럼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 수십조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다국적 제약회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영양제 효능에 대해 제약회사 거대자본의 음모란 비판은 분명 지나친 감이 있다.
다섯째, 영양제의 질에 대한 차이
영양제도 생체이용률이나 흡수율 등 천차만별이다. 순도에도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오메가3만 해도 캡슐당 오메가3 함량이 브랜드마다 천차만별이다. 조악한 제품은 불필요한 유화제만 많이 들어있다. 오메가3라 하더라도 생선에서 추출해 캡슐 안에 얼마나 산화되지 않는 상태로 집어넣는가에 따라서도 제품간 큰 차이가 있다. 유산균 제제도 마찬가지다. 제조 당시 똑같이 캡슐당 100억마리를 넣어도 어떤 제품은 1년이란 유통기간 내내 100억마리를 유지하는가하면 어떤 제품은 수개월내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질적 차이가 고려되지 않은 연구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문제는 영양제의 효능을 둘러싼 대부분의 연구들이 이러한 영양제의 질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십여편의 영양제 관련 논문에 대한 메타분석이 그리 의미있어 보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섯째, 부작용 논란
오메가3가 당뇨, 칼슘제가 심장병, 지용성비타민이 기형아, 비타민C가 콩팥결석 등등....
그러나 이것은 부작용은 반드시 언급해야한다는 이른바 언론의 기계적 중립이 불러온 비합리적 두려움이다. 많이 먹는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식품으로 부족한 부분을 하루 한두알 정도 채운다는 측면의 복용에선 이러한 부작용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밥도 많이 먹으면 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겉모습은 캡슐이지만 비타민제는 채소와 과일, 오메가3는 등푸른 생선, 칼슘제는 우유와 성분이 같다고 보면 된다. 우리 집사람이 임신했는데, 우리 부모님이 당뇨나 암환자인데, 우리 아이가 아직 어린데 먹어도 되는지 궁금해한다. 행여 부작용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양제가 식품이라는 인식만 갖는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 암환자의 경우 영양제가 오히려 암세포의 증식을 초래해 몸에 해롭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연구결과 암세포는 환자가 영양결핍 상태에 빠질수록 전이를 비롯한 독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종양학자는 "암세포가 굶을수록 더욱 악랄해진다"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과도한 양이 아니라면 이러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비타민제를 비롯한 영양제는 도움을 줄 것으
일곱째, 의사들의 편견
새집증후군 등 많은 건강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한 SBS 박정훈 피디는 방송제작 당시 의사들이 영양에 대해 매우 무지해서 충격적이었다고 밝힌바 있다. 나만 해도 의대시절 생화학 시간에 한두 시간 영양에 대해 배운 것이 전부다. 솔직히 의사들은 약물이나 수술 등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선 전문가지만 영양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양개선을 통해 환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체험한 의사들은 영양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다.
여덟째, 약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연생태주의가 팽배한 우리나라 환경에서 이것이 영양제를 먹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이 부분은 내가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 결국 개인의 철학과 인생관이 담겨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연이 좋다고 자동차를 타지 않고 마냥 걸어 다닐 수만은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나도 음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는 대명제에 동의한다.
그리고 영양제가 질병의 영역까지 확대되는 것도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업적으로 과대 포장되는 것은 분명 경계할 일이다. 그러나 선용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믿는다. 선택은 결국 여러분의 몫이지만.
홍혜걸
의대졸업후 대학병원 인턴과 군의관을 거친뒤 92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습니다. 논설위원으로 사설과 기명칼럼을 집필했으며 2002년 KBS TV "생로병사의 비밀" 초대 진행자로 방송에 데뷔했습니다. 현재 인터넷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로 동영상 의학백과사전을 제작 중이며 TV조선 "홍혜걸의 닥터콘서트"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이 말해주지 않는 건강이야기" 등 저서가 있으며 지금까지 2,000여회의 강연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곳을 통해 교양으로서의 의학을 차분하게 전달해 건강에 대한 바른 앎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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