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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평범한 곳에도 있다. 한나 아렌트가 발견한 것은 그것이었다. 나치 정권 하의 아이히만은 매우 평범했다. 공무라는 명목 하에 수많은 유대인을 비극적 죽음으로 몰아갔다. 그에게 죽음은 행정이었다.
사유하지 않는 삶이란 기계의 삶이다. 사유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관습이나 규칙, 질서를 떠나서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히만은 질서에서 떠나지 못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 사회 역시 아이히만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생각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도덕적으로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사람은 참으로 넌센스에 불과하다. 사유하지 않는 것, 예를 들어 내가 타자에게 행한 것이 나에게 행해질 경우 내 기분이 어떨지를 상상하지 않는 것, 바로 그것이 ‘악’이다.
- 한나 아렌트, <사유 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