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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합중국 - M1 에이브럼스

 

시제화: 1981년

개발업체: 크라이슬러 디펜스(Chrysler Defense)

생산업체: 제네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General Dynamics Land Systems)

생산량: 10,288대 가량

 

전장/전폭/전고: 차체 7.93m, 전체 9.77m / 3.66m / 2.44m

중량: 54.5t(M1) ~ 66.8t(M1A2C)

승무원: 4명(전차장, 조종수, 포수, 탄약수)

주포: 105mm L/52 M68A1 강선포(M1), 120mm L/44 M256A1 활강포(M1A1, M1A2)

엔진: 허니웰 AGT1500C 다중연료 가스터빈 1500hp 714kgf/m

최고속도: 도로 67km/h / 야지 40km/h

장갑재: 복합장갑(M1, M1A1) / 감손우라늄 복합장갑(M1A2)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잘 팔린 3세대 MBT인 M1 에이브럼스 시리즈는 세계 최고수준의 전차 개발 기술력과 40년 이상 생산, 개량해온 풍부한 실전경험과 신뢰성으로 여전히 미육군과 미해병대를 비롯한 전세계, 특히 방산업계의 큰손인 아랍 국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공격력, 방어력, 기동력 삼박자의 밸런스가 훌륭한 주력전차이며, 미군의 지속적인 개량에 힘입어 최신사양인 M1A2 SEP V.4에 와서는 비교를 불허하는 전자장비의 장착으로 어떠한 날씨, 기후의 전투환경에서도 전차의 작전능력을 보장해줄 수 있다.

 

거기에 단연 M1 에이브럼스의 상징과도 같은 열화우라늄탄은 기존 텅스텐 날탄을 상회하는 밀도를 통해 44구경장 주포로도 우월한 장갑관통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M1A2부터 도입된 감손우라늄 복합장갑은 기존 복합장갑을 상회하는 방어력을 보장함이 실전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시가전 전용 반응장갑 방호키트인 TUSK(Tank Urban Survivability Kit)를 장착시 시가전 보병들의 대전차화기(RPG 시리즈와 같은)에 쓰이는 탠덤탄두에 대한 방호력도 보장한다.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하여 신뢰성이 높고 비교적 디젤 엔진에 비해 원거리 정숙성이 훌륭해 은닉성을 어느정도 충족해주며, 무지막지한 출력에 힘입어 고중량의 체급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가속력을 보장한다. 다만 무지막지하게 많이 기름을 쳐먹어 재앙에 가까운 연비는 단점. 다만 단점은 미국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버거웠기 때문에 신형 엔진인 LV-100-5로 교체 예정이라고 한다. 최대 85%(공회전 상태시)의 연료절감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 유지비용의 큰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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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 FV4034 챌린저 2

 

시제화: 1998년

개발업체: 빅커스 디펜스 시스템즈(Vickers Defence Systems)

생산업체: BAE 시스템즈 랜드&아마먼츠(BAE Systems Land & Armaments)

생산량: 446대 가량

 

전장/전폭/전고: 차체 8.3m, 전체 13.50m / 3.5m / 2.49m

중량: 62.5t(공중량) / 75t(전투중량)

승무원: 4명(전차장, 조종수, 포수, 탄약수)

주포: 로열 오더넌스 L30A1 120mm L/55 강선포

엔진: 퍼킨스 CV12-6A V12 트윈 터보 디젤 엔진 1200hp 420kgf/m

최고속도: 도로 59km/h / 야지 40km/h

장갑재: 복합장갑(초밤형 / 도체스터 레벨2)

 

세계 최초의 전차 개발국이자 세계 최초의 MBT 개발국인 영국의 전차개발사는 암울했던 전간기와 2차대전 중기까지의 시간을 지나 4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영국 방산업체들은 센추리온 전차, 빅커스 MBT, 치프틴 전차, 챌린저 시리즈 등 전차개발사에 족적을 남긴 수작들을 줄곧 개발해오곤 했다. 그러나 영국 전차의 주요 고객이었던 이란과 남아공, 인도 같은 국가들이 저마다의 사정으로 영국제 전차들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70년대에 접어들며 영국 방산업계에도 고난의 시간이 찾아왔다.

 

처음 챌린저 MBT라는 이름을 단 챌린저 1 전차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기존 치프틴 전차의 이란 수출형으로 계획되어있었던 샤 전차는 이란 혁명으로 인해 수출이 좌절되었고, 이로 인해 일부 물량을 사통장치의 개량을 거친 후 칼리드라는 이름으로 요르단에 수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남은 물량에 더해 영국군을 무장시킬 전차를 확보하고자 기존 치프틴 전차를 큰 폭으로 개량하여 첫 3세대 MBT인 챌린저 1이 탄생했다. 그러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챌린저 전차는 지독하리만치 느렸고 여러 문제점이 발생해 현대전에는 그다지 적합한 전차가 아니었다. 비록 실전에서는 훌륭한 활약을 보이긴 했지만 말이다.

 

당연히 챌린저 1을 대체할 신형 전차에 대한 수요가 영국 육군에서 빗발쳤기에, 전차 개발에 있어 풍부한 경험을 지닌 방산업체 빅커스가 나서서 1986년부터 신형 MBT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탄생한 FV4034는 영국 육군의 신형 전차 도입 사업에서 M1 에이브럼스, 르끌레르, 레오파르트 2와 경쟁하게 되었는 데 결과는 탈락. 하지만 어느 나라나 방위산업의 국방화를 원하는 건 당연했고, 무엇보다도 전차 종주국의 자존심으로써 외국 전차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 컸기에 결국 FV4302, 즉 챌린저 2가 채택되어 오늘날에 이른다. (물론 내부 평가는 서방권의 베스트셀러 전차 중 하나인 레오파르트 2가 높았다.)

 

도입 당시만 해도 최신형 초밤 장갑(복합 장갑의 다른 명칭. 초밤은 영국의 지역명이다.)인 도체스터 2형으로 인해 방호력이 보장된다는 평을 받았으며, 주포 또한 L30A1 120mm 55구경장 강선포의 경우 장거리 교전에서 라인메탈제 44구경장 활강포에 비해 유리한 부분이 있었기에 영국군의 전차 교리에 있어 정확하게 부합하는 부분이 있었다. 실전투입된 이라크전쟁 당시에도 단 한대의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 등 훌륭한 신뢰성을 입증해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느려터졌다는 챌린저 1에 비해 개선된 점이 전혀 없던 동력체계로 인한 둔중한 기동력, 그리고 고평가를 받았던 방어력 또한 전면하부가 RPG-29에 직격당해 관통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체면을 크게 깎아먹은 것은 오점. 이는 영국군의 기존 전차 교리인 고지 확보 후 헐다운 포격에 치중된 설계였기에 생각보다 차체 방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영국 육군의 군축, 전차수요 감소에 따라 개량도 지지부진하여 현 시점에선 현대 전장환경에서 상당부분 뒤쳐져있는 전차로 여겨지고 있는 부분은 아쉬울 따름. 그러나 러시아의 급부상(개같이 멸망했지만...)으로 따른 안보 위기로 인해 결국 영국군 마저도 이 챌린저를 대대적으로 개량하는 CLE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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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르끌레르(le Char Leclerc)

 

시제화: 1993년

개발업체: Nexter

생산업체: Nexter

생산량: 862대 가량

 

전장/전폭/전고: 차체 6.88m, 전체 9.87m / 3.43m ~ 3.60m / 2.53m

중량: 36t(시리즈 1) ~ 37.5t(시리즈 XXI) / 54.5t(시리즈 1) ~ 58t(시리즈 XXI)

승무원: 3명(전차장, 조종수, 포수)

주포: GIAT CN120-26/52 120mm L/52 활강포

엔진: 터보메카 TM 307B 파워팩 1500hp 494.5kgf/m

최고속도: 도로 72km/h / 야지 55km/h

장갑재: 균질압연장갑 / 복합장갑

 

1차세계대전 당시만 해도 전차선진국이었던 프랑스는 그 이후 전차 개발에 대해 소홀히 하다가 2차세계대전 당시 '엘랑'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그에 대한 PTSD인 것인지, 전후에는 독일제 전차들을 배상금 삼아 싸그리 긁어모으며, 이리저리 굴리며 국산 전차의 개발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요동 포탑, 자동 장전 장치같은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채용해보고 실험해보며 기술력 확보에 공을 들였고, 유로판처(Europa-Panzer) 사업에서 갈라져나온 그 후손이자, 첫 국산 2세대 전차인 AMX-30으로 결실이 이어졌다.

 

물론 AMX-30은 배다른 형제인 서독의 레오파르트 1에 비해선 부족한 부분이 있는 물건이었고, 비록 수출시장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나 프랑스 전차 업계의 입장에서는 높은 자긍심을 충족시키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물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연히 차기전차에 대한 수요가 없을 리가 없었고, 이에 프랑스는 또 다시 독일과 손을 잡고 두 번째 합작사업을 펼쳤는 데, 이른 바 '나폴레옹 전차(혹은 캄프판처-3)' 사업이 그것. 그러나 유럽 방산업계의 조별과제 잔혹사는 전차라고 해서 비껴갈 수 없었기에 두번째 합작사업 또한 파토, 이 나폴레옹 전차를 독자 개발로 노선을 틀은 후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르끌레르 전차다.

 

르끌레르 전차는 이른바 세계 최초의 '3.5세대 전차'로 불리는 녀석이다. 백여년 전 르노 FT-17처럼, 오랜만에 프랑스가 전차업계의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성공한 셈이다. 디지털화된 사통장치를 비롯한 각종 기기들, 프랑스 전차의 전통(?)인 자동장전장치 탑재, 무엇보다 컴퓨터의 통제를 통해 전차의 모든 시스템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베트로닉스의 구현을 통해 르끌레르 전차는 당대 최고의 혁신적인 전차가 되었고, 르끌레르가 선도한 혁신은 곧 현세대 전차의 기준치가 되었다. 즉, 현대의 3.5세대 전차의 근본이자 기준점이 되는 물건인 셈이다.

 

프랑스는 NATO 표준 규격의 포탄을 채용하고 있지 않기에 독자적인 규격의 52구경장 활강포를 탑재하였는 데, 기존 44구경장 활강포에 비해 우수한 관통력에 더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여 당대 기준 탑티어 수준의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 시점에서는 워낙에 다양한 화학탄과 질량탄이 등장함에 있어서 이 부분은 더 이상 장점이 되진 못하나, 어디까지나 포탄은 개발하면 그만인 물건이다. 거기에 더해 자동장전장치의 탑재로 인건비 절감(...) 같은 덤도 누릴 수 있는 부분은 확실히 대단한 점. 이 자동장전장치는 훗날 한국이 동영상으로만 역설계하여(!) 거의 그대로 K2 흑표에 갖다 박았다고 하니 명품이 아닐 수가 없다.

 

차체의 중량이 적은 데 비해 자체개발한 고출력의 파워팩(엔진+변속기)을 장착해 빼어난 기동성을 갖추고 있는 것도 덤이다. 전차 설계에 있어 기동성에 높은 순위를 두는 프랑스제 전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전차가 가볍다는 점은 전차의 방호력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방호력 부분에서는 의문을 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은 교리를 통해 보완이 되는 부분이며, 무엇보다 현대 전차, 특히 르끌레르와 같은 3.5세대 전차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상대보다 먼저 획득하고, 상대보다 먼저 공격을 가해 격파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장에 큰 단점으로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르끌레르가 방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딱히 듣지 않기도 했고 말이다.)

 

물론 르끌레르에게 있어서 진정한 단점은 당연히 가격. 에이브럼스 마냥 많이 생산하지도 않은데다가 최신 기술이란 최신 기술은 모조리 때려넣은 덕분에 그 몸값이 대당 147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 데, 덕분에 프랑스 조차도 1500대 양산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400여대만 양산, 그 중에서도 40%만 가동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하니 결국 돈 앞에는 장사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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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레오파르트 2 (Der Leopard 2)

 

시제화: 1979년

개발업체: 크라우스마파이(Krauss-Maffei)

생산업체: 크라우스마파이, 마쉬넨바우 킬(Maschinenbau Kiel)

생산량: 3000+대 가량

 

전장/전폭/전고: 차체 7.70m, 전체 9.97m / 3.76 / 3.03m

중량: 57.6t(2A6) ~ 65.2t(2A7) / 59.9t(2A6) ~ 67.5t(2A7)

승무원: 4명(전차장, 조종수, 포수, 탄약수)

주포: 44구경장 120mm 라인메탈 활강포(2~2A5) / 55구경장 120mm 라인메탈 활강포(2A6~)

엔진: MTU MB 873 Ka-501 액랭식 V12 트윈 터보 디젤엔진 1500hp 479.2kgf/m

최고속도: 도로 59km/h / 야지 40km/h

장갑재: 균질압연장갑 / 복합장갑

 

전차를 처음 만든 것은 영국, 현대식 전차를 처음 만든 것은 프랑스지만 전차를 가장 잘 만든 것은 독일이었던 만큼, 독일군 하면 전차, 전차 하면 독일군이라는 이미지는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전후 독일의 첫 양산형 전차였던 레오파르트 1은 2세대 전차의 대표격으로써 NATO의 표준 전차로 자리잡으며 자유진영의 베스트셀러로써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레오파르트 1은 경쾌한 기동성에 희생당한 없느니만 못한 방호력, 특히 NBC 상황에 대한 방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적인 한계가 괭장히 뚜렷했기 때문에 독일은 당연히 신형전차의 개발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적성국가인 소련에서는 지속적으로 공수주가 적절히 갖춰진(혹은 갖춰졌다고 믿은)데다가 NBC 방호력도 뛰어났던(혹은 뛰어났다고 믿은) '공포의 신형 전차'들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독일은 미국과 함께 손잡고 새로운 MBT 개발계획, 이른바 '캄프판처70(혹은 MBT-70)'에 착수하였다. 물건 자체는 당대 전차들의 표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괴물이었지만, 위의 르끌레르가 그러하듯 혁신은 돈이다. 레오파르트 1을 2대를 양산할 가격에 kPz.70이 한 대가 나올까 말까였으니 말 다한 셈이다. 그 미국조차도 아찔해지는 금액이었으니 독일은 오죽했을까. 그러나 kPz.70을 개발하며 얻은 기술적 성과들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고, 미국이 단독으로 MBT-70 개발에 매달리게 되는 동안(이후 이마저도 파토나고 M60에서 M1 에이브럼스까지 긴 공백기가 이어졌다.) 독일은 이렇게 얻은 기술들을 이용해 신형 MBT를 개발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서구권 전차의 기념비적인 물건인 레오파르트 2 되시겠다.

 

탄생 이후 한동안 레오파르트 2는 전차의 왕좌에서 내려올 일이 없었다. 물론 이는 '독일 전차'라는 로망이 담긴 이미지도 한 몫 했겠지만, 서구권은 물론 전세계에서 굴려왔던 레오파르트 1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클래식한 스펙, 즉 강력한 주포, 검증된 방호력, 준수한 기동성의 조화가 빛을 발했던 덕이었다. 거기에 레오파르트 2를 제식전차로 도입한 국가들이 많으니 생산 수요에 대한 걱정도 없었고, 비록 가격이 만만찮긴 했지만 레오파르트 2를 적극적으로 구매했던 국가들은 대체로 재정이 넉넉한 편이었기에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문제는 2010년대에 발생한다. 전세계적인 군축 열풍은 당연히 독일이라고 해서 비껴갈 수 없었고, 더 이상 NATO의 최전선이 아니게 된 독일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대규모 상비군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국방 인프라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드니 질적인 개선은 커녕, 유지가 될 리가 만무했다. 레오파르트 2의 문제점이 여기서 발생했다. 카탈로그 스펙으로는 여전히 훌륭하며 최고의 전차였으나, 정작 내부에 탑재될 소프트웨어가 2류, 3류 수준으로 급전직하하게 된 것이다.

 

동시기의 다른 제식전차들, 에이브럼스, T-90, 르끌레르, K1과 K2, 90식과 10식 전차 등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주력전차들이 빠르게 전차의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키며 차세대 전장에 적응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군축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쳐맞은 레오파르트 2는 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질 못했다. 레오파르트 2의 사통장치는 80년대 수준에 머물렀으며, 현세대 전차에게 필수로 여겨지는 포수조준경 열영상장비 또한 1세대 이상 뒤쳐져버렸다. 현대 전장이 원하는 통합전장 구현에 있어서도 레오파르트 2는 낙제점이었다. 레오파르트 2가 업그레이드라고 내놓는 것들은 고작해야 주포의 교체, 장갑 증설에 불과했다.

 

물론 대규모 상비군을 굴리는 게 아니라 적당한 국방력만 갖추는 수준이라면 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수도 있다. 전차란 게 포 잘 쏘고 잘 막고 잘 달리면 그만이니까. 그러나 당장에 잠재적인 적성국으로 여겨지는 러시아군의 주력전차들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현대화 개량을 가하는 동안 레오파르트 2는 그저 체급을 불리는 수준으로 개량을 가했으니, 상당부분 우위에 있다고 여겨졌던 동구권 전차와의 비교에서도 레오파르트 2는 더 이상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거기에 더해 스웨덴 수출형인 스트리스방122(Strv122), 그리스 수출형인 2A6HEL, 스페인 수출형인 2E는 품질 논란까지 발생하며 체면을 크게 깎아먹었다. 오죽하면 폴란드군이 자체적으로 개량한 2PL형이 '진짜 레오파르트' 소리를 듣기에 이를 정도였으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손을 놓은 것은 아니라는 점. 크라우스마파이가 지속적으로 시가전형인 PSO킷, 2A6의 개량형인 2A7과 2A7V 등을 내놓으며 추락한 레오파르트 2의 위신을 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은 독일군에서의 수요가 적었지만, 몇 일 전 독일이 드디어 군축 종료, 재무장을 선언함에 따라 다시금 레오파르트 2가 전차의 왕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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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 C1 아리에테

 

시제화: 1995년

개발업체: 이베코(IVECO), 피아트(FIAT)

생산업체: 피아트(FIAT)

생산량: 200대 가량

 

전장/전폭/전고: 차체 7.59m, 전체 9.52m / 3.61m / 2.545m

중량: 54t

승무원: 4명(전차장, 조종수, 포수, 탄약수)

주포: 오토멜라라 120mm 44구경장 활강포

엔진: 피아트-이베코 MTCA V형 12기통 터보차저 디젤 엔진 1200hp 470.5kgf/m

최고속도: 도로 65km/h

장갑재: 복합장갑

 

못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못해 밈이 되버린 이탈리아군이지만, 무기를 못 만든다고는 하지 않았다. 되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무기를 잘 만드는 나라였다. 명품 총기메이커 베레타, 산탄총의 왕 베넬리, 보포스와 함께 함포계를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오토멜라라, 그 외에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 아구스타 같은 군용기 납품업체나 유럽 최고의 조선업체인 핀칸티에리 등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병신이긴 했지만 열심히 중공업을 키웠던 무솔리니 덕분인지 아닌지, 어쨌든 이탈리아 군수기업들은 끗발 좀 날린다. 그렇다면 C1 아리에테 전차도 훌륭한 전차일까?

 

대외분쟁과는 좀처럼 연이 없는(있어도 영 결과가 좋지 못한) 이탈리아의 입장을 생각해본다면, 자국의 영토를 지키는 데 있어 적당한 성능, 적당한 가격의 전차 정도면 충분하며, 그렇기에 C1 아리에테는 '이탈리아군'에게 있어서는 훌륭한 전차가 될 수 있다. 오토멜라라 사의 주포는 논할 도리가 없는 명품이며, 훌륭한 기동력은 충분히 이탈리아군의 교리를 만족시킬 수 있다. 문제는 방호력. 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엔진을(물론, 54톤의 중량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이다.) 장착한 탓에 추가적인 개량, 특히 방호력 강화에 있어서 애를 먹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부분. 현세대 전차들이 동일한 수준의 주포에 대한 방호력 확보에 목숨을 걸고 있는 데 반해 분명 아리에테의 방호력은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싸워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며, 전차의 장갑 두께 수치는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확실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아리에테의 장갑 수준이 동세대 전차들에 비해 열세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무엇보다도 원채 국방력의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이탈리아의 특성, 그리고 육상보다는 해상 방어가 더욱 중요한 이탈리아군의 특성 탓에 그 많지 않은 국방예산의 대부분도 해군이나 공군에 할당이 되기에 아리에테의 개량이 지지부진 하다못해 전무한 부분도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해서 수출 판로라도 열려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적절한 성능과 적절한 가격은 분명한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경쟁상대가 다름 아닌 전세계적 베스트셀러인 레오파르트 2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군다나 아리에테가 생산되기 시작할 무렵은 이미 탈냉전이 가속화되던 시기. 독일연방군이 재고로 쌓아두던 구형 레오파르트 2를 모조리 시장에 풀어버리며 아리에테는 매력적인 매물이 되질 못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고작 200대만 양산했음에도 가격방어에 성공했다는 것. 아리에테의 이전 모델이자 기술실증적인 성향이 강했던 OF-40라는 존재덕분에 개발비나 양산비나 상당부분 아낄 수 있었던 것이 호재라면 호재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에 더해 아리에테 또한 현대전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3.5세대형으로 개량하려는 계획이 잡혀있다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동구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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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7 제주항공 활주로 이탈 사고 조사위원회 "조종사의 오작동 있었다" 중간발표 file 2025.07.22 161 0
13026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책 후기. 2025.07.22 150 0
13025 로마 제국이 중세에 남긴 흔적 2 file 2025.07.22 191 0
13024 장비도 없는 열악한 환경 KBS 수요기획 '한국 UDT, 캄보디아를 가다' 2 file 2025.07.22 217 0
13023 중세, 명예와 신앙으로 다스려지는 세계 file 2025.07.20 394 0
13022 베트남 국민들이 자긍심이 센 이유 2025.07.20 394 3
13021 일본 731부대 '생체 실험' 추가 증거 공개 누적 피해자 3000명 넘었다 file 2025.07.14 618 0
13020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호모 날레디 그들은 누구인가? file 2025.07.10 931 0
13019 드디어 풀린 인류 '미스터리'...유전적 자료와도 일치 file 2025.07.10 945 0
13018 모션디자인(한국보물) - 청자투각칠보무늬향로 file 2025.06.26 1077 0
13017 모션디자인 - 한국 보물 2 file 2025.06.25 506 1
13016 민주당 울산시당 선대위 전은수!! file 2025.05.20 422 0
13015 이준석, 긴급 기자회견 “나와 이재명 일대일 구도돼야…김문수론 이길 수 없어” 2 2025.05.20 401 0
13014 204일동안 항해한 핵잠수함 상태 file 2025.05.17 313 0
13013 나치 독일이 초반에 그토록 강력했던 이유 2 file 2025.05.17 328 0
13012 이재명이... 61살밖에 안 됐어....? 4 2025.05.15 619 0
13011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비극, 조승희는 누구인가? 알아보자 file 2025.05.14 778 0
13010 옛날 동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과 다른 이유(천사까지..?) file 2025.05.11 589 0
13009 17세기 초 베트남에서 활동한 예수회의 포교 문구는 "서양인의 마음으로 들어오겠습니까?" 였는데 1 2025.05.11 582 0
13008 동양 서양 역사가 겹치는 타임라인 2 file 2025.05.11 716 0
13007 문명7 재밌네..... 1 2025.05.11 590 0
13006 청동기 시대 라는 말만 들으면 반달돌칼 민무늬 토기 자동으로 떠올라서 막 원시부족 우가우가 이런 느낌이 드는데 2 2025.05.11 643 0
13005 이탈리아 기사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 복간 결정! 2 file 2025.05.11 611 1
13004 한덕수 밀어주기 가는것같네 ㅋㅋ 국민의힘 ㅋㅋ풉 2025.05.10 609 0
13003 "대선 후보 한덕수로 교체" 초유의 사태..결국 김문수 갈아치운 국민의힘 2 2025.05.10 660 0
13002 한나 아렌트 악의 급진성으로 보는 한국의 전체주의 교육 2025.05.05 946 0
13001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는 인공지능🌐 인간이 AI와 함께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 file 2025.05.01 570 0
13000 더쿠 회원가입, 2024년/2025년 최신 정보! 언제? 가입 방법, 꿀팁 총정리 (눈팅 vs 가입) 2025.05.01 1054 0
12999 피라미드란 존재할까요? 2025.04.24 128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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