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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2월 19일 오후 4시,인도네시아 무시 강 상공.

104명이 탄 B737-36N 한대가 하늘위를 날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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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의 정체는 바로 실크에어 185편,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이륙하여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이날 185편의 기장은 추웨이밍,부기장은 뉴질랜드 출신인 던컨 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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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37분에 하타 공항에서 이륙한 185편은 이륙후 순조롭게 상승하여 순항고도인 35,000피트에 도달했고,얼마후 관제탑으로부터 현재 고도를 유지하면서 PARDI 지점에 도달하면 싱가포르 관제탑에게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185편은 그대로 창이 공항까지 갈수 있을거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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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이륙 약 40분후인 오후 4시 12분,185편이 갑자기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급강하였고,이 급강하때문에 속도가 붙으면서 185편은 초음속에 준하는 속도로 추락하게 되어버렸다.

결국 12,000피트 지점에서 185편의 꼬리날개 부분이 속도를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나갔고,185편은 그대로 공중분해되며 무시 강에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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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후 구조대가 도착하여 생존자 구조에 나섰지만 생존자는 아무도 없었고,오히려 185편이 추락하면서 무시 강에 너무 세게 충돌하는 바람에 거의 모든 승객들의 시신이 조각조각나버려서 시신 수습도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동남아시아 전역(특히 185편에 다수의 국민들이 타있던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이 충격에 빠졌고,NTSC(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즉시 NTSB,MCIT(싱가포르 조사단)와 함께 원인규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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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다수의 잔해가 강에 흩뿌려져 손실되었고 그나마 남은 잔해들도 갈기갈기 찢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사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었지만,다행히 조사단의 혹사에 가까운 노력끝에 70% 정도의 잔해는 회수에 성공했고,185편의 블랙박스도 무사히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잔해 조사결과 기체 고장이나 테러,화재는 사고원인이 아니란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조사단은 블랙박스 기록 분석을 기다리면서 일단은 185편의 지상 레이더 관제소 기록을 확인했다.(다만 지상 레이더 관제소 기록은 블랙박스 회수 전부터 시작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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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사단은 크나큰 충격에 빠졌다.

기록 분석 결과,185편이 평상시처럼 비행하다가 갑자기 분당 약 9,000피트의 속도로 급강하하며 추락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정상적 상황에서는 도저히 나올수 없는 기록이었다.

조사단은 급히 분석된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 기록들을 확인해보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려고 했다.(먼저 회수된건 비행기록장치였음,음성기록장치는 비행기록장치 분석이후 회수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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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블랙박스 기록들은 더 비정상적이었다.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 모두 추락 전에 6분의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기록이 끊겼던 것이다.

믿었던 블랙박스 기록마저 조사단들의 뒷통수를 후리면서 추락원인 규명은 그대로 미궁속으로 빠지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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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조사단들은 포기하지 않고 도대체 왜 블랙박스 기록이 끊겼는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185편의 조종실의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음성기록장치의 차단기가 작동했다는 가설이 제기되었으나 음성기록장치 기록에서 차단기 작동음이 녹음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 가설은 폐기되었고,엔진 문제로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것이 아니냔 가설도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 기록이 동시에 중단된것이 아닌 순차적으로 중단되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폐기되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블랙박스 기록들은 추락 직전에 갑자기 중단된것일까?

조사단들이 그 이유를 찾으려고 골몰하던 이때,충격적인 가설이 한가지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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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설은 바로 조종사들의 자살추락이었다.

조종사들이 직접 차단기를 작동시킨다면 차단기 작동음 없이도 음성기록장치 기록을 강제로 멈출수가 있었다.

그렇다면,조종사들이 일부러 음성기록장치 기록을 중단시키고 그대로 185편을 추락시킨 것일수도 있었던 것이다.

조사단은 곧바로 이 가설이 맞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보잉 737기의 시뮬레이터를 통해 과연 엔진출력을 최대로 높이고 강제로 항공기를 하강시켰을때 185편과 비슷하게 추락하는지에 대해 실험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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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다른 조건,심지어 꼬리날개 분해의 경우에서도 일정속도 이상으로 추락하지 않았던 보잉 737기가 이번 실험에서는 185편과 거의 동일한 속도로 거의 동일한 궤적을 그리며 추락했었던 것이다.

조사단은 이제 사고원인이 185편 조종사들의 자살추락일 것이라고 확신했고,조사결과 던컨 부기장은 아무런 자살할 이유도 없었던 것으로 보아 추웨이밍 기장이 185편을 고의로 자살추락 시켰을거라고 생각해 추웨이밍 기장의 사생활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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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결과,조사단은 추웨이밍 기장이 185편 사고 18년전 공군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훈련중에서 벌어진 참사로 인해 그의 동료들이 전부 사망했고,오로지 추웨이밍 그만이 살아남았었단것과 추웨이밍 기장이 그로인해 계속 스스로를 자책하고 비겁하게 여겼다는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또한,사고 이전부터 추웨이밍 기장의 스피디하고 부주의한 비행에 자주 승객들이 클레임을 걸어 잠시 강등처분을 받은적이 있었다는 것과 사고당시 주식으로 인해 120만 달러에 달하는 빚이 있었다는 것,기장이 최근 생명보험에 가입한 것 역시 확인되었다.

조사단은 이제 사고원인을 알수 있었다.

 

공군시절 사고로 인해 죄책감을 가진 상태인데다가 엄청난 빚을 진 상태였던 추웨이밍 기장이 결국 자살을 결심하고 비행중 부기장 몰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를 끈뒤 6분뒤에 부기장을 핑계를 대서 조종실 밖으로 내보내거나 무력으로 제압한 후 비행기록장치도 끄고 기수를 내려 강제로 185편을 추락시켰던 것이다.

 

NTSB는 기장의 고의적 추락이 185편을 추락시킨 원인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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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SB는 최종보고서에서 기장의 고의적 185편 추락시도가 원인이라고 발표했고,185편 사고는 이렇게 자살추락으로 일단락되는것으로 보였다.

그러나,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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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SC 본부

 

NTSC와 MCIT가 NTSB의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은것이다.

이들은 추웨이밍 기장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추웨이밍 기장은 사실 부동산 부자여서 유동자산을 팔면 빚을 변제하고도 재산이 충분했고,동료들의 증언으론 사고직전까지도 추웨이밍 기장은 평상시와 같은 쾌활한 상태를 유지했었으며,자살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추웨이밍 기장이 과거에 받은 징계 원인중엔 스피디한 조종 말고도 '조종실 음성기록장치 차단기 조작 실수'가 있었다.

우연히 이번에도 차단기 조작을 실수했을 가능성도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185편 사고는 기장의 자살추락이 아닐 확률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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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NTSC와 MCIT가 의심한 것은 보잉 737기의 방향타 결함이었다.

사고기의 기종인 보잉 737 클래식은 방향타 조종 시스템에 치명적 결함이 있어,방향타가 반대로 조작되거나 방향타가 한쪽에 고정되는 일이 가끔씩 있었고 실제로 이때문에 최소 3건의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185편이 방향타 결함으로 인해 추락했을수도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조사결과 B737의 PCU(power control unit)가 부식되거나 무언가가 낀 상황일 경우 방향타가 오작동할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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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방향타 결함 가설 역시 증거부족으로 검증되지 못하였고,NTSC는 최종보고서에서 185편의 추락원인이 미상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사고원인은 다시 미궁속으로 빠진 것이다.

아직까지도 185편의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기장의 자살추락이나 기체결함 두가지 중 하나가 원인이라고 의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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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후 FAA는 2002년 11월 12일까지 모든 B737의 방향타 제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라고 지시했고,185편의 유가족들은 실크에어와 방향타 벨브 제조업체 Parker-Hannifin에게 소송을 걸었다.

실크에어에 대한 소송은 싱가포르 고등법원에서 기각되었지만 방향타 벨브 제조업체에 대한 소송은 LA 지방법원이 방향타 결함이 185편의 사고원인이라고 공식 인정하면서 결국 유가족들이 승소하게 되었고,약 4,360만 달러가 유가족들에게 지급되었다.

LA 법원은 NTSB보단 NTSC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제조업체 변호인의 말에 의하면 LA 법원이 편파적인 재판을 했다고 하니 NTSB가 틀리고 NTSC가 옳은거란 생각은 지양하는것이 좋다.

 

185편 사고를 일으킨 실크에어는 2018년에 모회사 싱가포르 항공에게 합병당했고,2021년 합병이 완료되며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185편 사고 희생자 104명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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