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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냐디(Геннадій, 줄여서 '헤냐')라는 마리우폴 출신의 조용하고 겸손한 현역 우크라이나 해병대원이었다. 헤냐는 부드럽게 말했지만 그의 태도와 증언등에서는 이 남자가 전사임을 알게 해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나는 그가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내가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생존, 회피, 저항 및 탈출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가진 현대의 람보라는 것을 더 많이 깨달았다. 키이우 시내의 깨끗하고 우아한 카페에 앉아서 그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헤냐는 마리우폴에 살았다. 2010년, 그에게는 공장에서 일하거나 군에 입대하는 선택지가 있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했다. 그는 공수부대에 들어가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해병대 소속으로 제1 독립 페오도시야 해병대대에서 복무했다.(주: 우크라이나 해병대는 징병제다) 그는 2014년 친러반군이 도시를 점령하려 했을 때 마리우폴을 포함한 여러 곳에서 전투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그 뒤로 헤냐는 내용을 말할 수 없는 정부관련 군사안보 업무에 종사했다. (주: 대충 돈바스 전쟁에 자원봉사자로 참전했다는 뜻인듯.)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했을 때, 헤냐는 여자친구의 아파트에서 쉬고 있었다. 러시아는 키이우, 체르니히우, 수미, 하르키우, 헤르손, 멜리토폴, 그리고 마리우폴에 대한 동시 공격을 시작했다. 도시 전역에 미리 계획된 폭탄과 로켓이 쏟아지면서 침공의 시작을 부인할 수 없었다. 헤냐의 여자친구는 천진난만하게도 그 소리가 불꽃놀이일거라고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불꽃놀이가 아니야. 전쟁이라고." 헤냐는 그렇게 말하고 가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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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냐는 여자 친구의 아파트를 떠나 군복과 장비가 모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총이 없었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총을 얻고나자 헤냐는 또 다시 연락을 돌려서 마리우폴을 지키기 위해 모인 자원봉사자들과 만나서 민병대를 조직했다. 그중에는 더블배럴 샷건으로 무장한 70세 노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일 베테랑이었던 헤냐는 그룹의 리더로 뽑혔다. 

 

 

민병대는 즉시 도시 외곽으로 이동하여 침략 해오는 러시아군과 교전했다. 그들은 이미 도시 주변에서 전차와 기계화 보병들을 만났다. 헤냐와 그의 그룹은 RPG와 소형 무기로 호송대와 교전했다. 처음에는 성공적으로 방어해냈다. 하지만 헤냐는 적이 이미 도시에 접근하고 있는 것과 무기가 부족해질 것을 염려했다. 

 

 

며칠이 지나자 헤냐의 그룹은 집 하나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군 분대와 시가전을 벌일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한쪽이 "항복해라"고 외치면 "아니, 너네가 항복해라!"라고 답하며 수류탄을 주고 받았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도시의 폭격은 하루 24시간 지속됐다. 폭탄 중 하나가 헤냐와 그의 팀이 있던 집을 강타했습니다. 

 

전투가 시작된지 약 1주일 만에 헤냐의 그룹은 도시에서 싸우고 있는 다른 우크라이나군과 단절되었다. 전투가 격화되자 민병대 그룹의 구성원들은 하나 둘씩 심각한 부상을 입고선 죽어나갔다. 

 

"이 시점에서 나는 내가 죽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지만 그것보다 잡히는 것이 더 무서웠다."

 

 

결국 그룹은 헤냐와 동료 2명만 남았다. 헤냐는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버티고 있는 아조우스탈 철강 공장으로 가야한다고 믿었다. 평생을 마리우폴에서 자란 그는 이 도시에서 가장 강력한 방어지점이 바로 아조프스탈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헤냐와 동료들은 시동을 걸 수 있는 버려진 차를 발견했다. 그들은 아조우스탈로 운전할 계획을 세웠다. 헤냐는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도는 해야했다. 가는 길에는 러시아군도 없었고 겉보기에는 꽤 깨끗해보였다. 하지만 차가 지뢰를 밟았고 동료들이 전부 사망해버렸다. 헤냐는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그는 그가 얼마나 오래 밖에 있었는지 모른 채 거리에 누운 채로 깨어났다. 

 

그는 단지 안정감을 얻기 위해 가장 가까운 집 마당까지 네 발로 기어갔다. 담장 밑으로 기어 들어간 헤냐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그가 깨어났을 때, 압도적인 메스꺼움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서 있었다. 그는 근처 집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갔다.  헤냐는 자신의 장비와 군복을 모두 벗어서 캐비닛에 모두 숨기고 사복남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부숴버렸다. 의식이 또렷해짐에 따라 그는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깨달았다. 그 집은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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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조우스탈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헤냐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결정했다. 그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러시아 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경로를 따라 여러 번 엎드려서 기어 다녔다. 헤냐는 부상을 입었지만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건물 지하에서 많은 이웃들과 합류했다. 헤냐는 일단 이웃들이 자신이 군인이었고 러시아군과 싸우고 왔었다는 사실을 모를거라고 가정한 뒤 사람들과 어울렸다.

 

폭발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 그는 지하실에 있던 침대에 눕자마자 다시 기절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고서야 사과 한 조각을 주려고 하는 이웃 덕분에 잠에서 깼다. 밖을 내다보자 거리에는 온통 러시아 군인들뿐이었다. 순찰하는 러시아 군인의 수는 매일 많아져만 갔다.

 

 

어느날 한 남자가 도움을 청하며 지하실로 들어왔다. 그 남자의 아파트는 러시아군이 폭격한 후 불이 났고  임신한 아내와 아이들이 그 안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중 그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아직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헤냐가 그에게 돕겠다고 말했다.

 

 

헤냐는 불타는 건물의 1층으로 들어가 문을 부수고 그 남자의 가족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포격이 떨어지는 것을 피하면서 그들과 함께 달려서 지하실로 돌아왔다. 헤냐는 땀에 흠뻑 젖었고 힘이 들었지만 민간인들을 도운 것에 대한 성취감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며칠 후, 헤냐가 도와줬던 그 남자가 한무리의 러시아군을 끌고 다시 찾아왔다. 남자는 손가락으로 헤냐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사람입니다. 몸이 엄청 날래고 힘이 장사였어요. 웃통을 벗겨서 문신을 찾아보세요." 

 

그는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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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들은 총을 들이대며 헤냐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했다. 헤냐의 몸에는 군시절 새긴 문신들이 있었다.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러시아군들은 그 자리에서 헤냐를 때리기 시작했다. 군인들은 헤냐에게 아조우 출신이냐고 물었다.  헤냐는 아조우가 아니라 해병대 출신이었지만 그냥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여겨서 대답하지 않았다. 해당 지역의 러시아군 사령관이 지하실로 찾아와서 헤냐를 본부로 끌고 갔다.

 

헤냐는 러시아인이 본부로 사용하는 마리우폴의 어떤 건물로 이송됐다. 그들은 건물 지하실을 임시 감옥과 고문실로 바꾸었다. 헤냐는 즉시 더 많은 질문을 받았다. "네놈은 어디 소속이냐?" 그러나 그는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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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냐는 지하실의 라디에이터에 덕테이프로 묶였다. 그곳에는 조명이 없었다. 방에는 다른 죄수들도 있었지만 서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깜깜했다. 헤냐는 몇 주 동안 매일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많은 이빨들이 구타 때문에 부러졌다.

 

어느 날 러시아 군인이 들어와서 “너는 사형을 선고받았다.”라고 말했다. 그 군인은 다른 죄수들을 가리키며 “너도 너도 너도 너도”라고 말했다. 헤냐와 다른 사람들은 근처의 반쯤 무너진 교회로 끌려가 무릎을 꿇고 나란히 줄을 섰다.

 

"빵, 빵, 빵."

 

 헤냐의 옆에서는 소총의 총성과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는 죽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기적적으로 헤냐 앞에서 총소리가 멈췄다. 러시아인들은 "누군가 이 난장판을 치워야 해"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곧 차가 1대 도착했다. 헤냐와 남은 사람들은 포박에서 잠시 풀려나 처형된 사람들의 시체를 차에 싣는 일을 도와야 했다. 그런 다음 다시 지하실로 돌아와서 라디에이터에 묶였다. 헤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다음날 또 똑같은 처형이 반복됐다. 헤냐는 두번째 처형에서도 또 다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시체를 치워야 했다.

 

 

지하실에서 무엇보다 헤냐를 심리적으로 괴롭히던 것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가 러시아에 함락되었다는 거짓소식을 듣는 것이었다. "키예프(키이우)는 점령 당했다." "리보프(리비우)는 파괴됐다." 그들은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뉴스소식을 반복해서 말했다. 헤냐는 그때까진 다른 외부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로 우크라이나가 패배하고 러시아에게 무릎을 꿇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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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는 러시아군들에게 끌려서 건물 옥상으로 갔다.

 

그 곳에서는 아조우스탈이 보였다. 그곳에서는 아직도 포격이 지속되고 총성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헤냐를 끌고 온 러시아군들은 그에게 '곧 자신들이 다른 부대와 합류하여 저 공장을 함락시킬 것'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헤냐는 아조우스탈을 본 순간 확신하며 희망을 가졌다. 이 도시의 공장조차 제대로 함락시키지 못한 것들이 어떻게 키이우를 점령하고 리비우를 파괴할 수 있겠는가? 지하실에 3~4주 있었던 것 같았지만 그는 아직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지지 않고 싸우고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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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아조우스탈로 투입될 러시아군들로 붐볐다. 그들은 헤냐를 포함한 다른 포로들에게 러시아군복을 입히고 총알받이 부대로 맨 앞열에 서게 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 그날 이후로 러시아군들은 헤냐를 묶고 있던 덕테이프 위에 밧줄을 추가해서 도망가지 못하도록 더 단단히 묶었다. 그들은 헤냐를 2층의 한 반으로 옮겼다. 그 방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헤냐는 탈출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빨로 로프와 테이프를 풀었다. 그리고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감자 자루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헤냐는 구타와 영양실조 때문에 허약해져 있었지만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다시 일어났다.

 

그는 거리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500미터도 채 못가서 한 여성이 그에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민간인 남자가 헤냐에게 달려와 그를 붙잡고선 아까 탈출한 건물로 데려가려고 했다. 그에게 손가락질을 했던 여자는 누군가에게 말하러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아까 테이프와 밧줄을 뜯는데 에너지를 모두 소모한 헤냐는 탈출 시도가 끝났다고 믿었다. 그는 자신을 붙잡은 남자가 20대도 안 된 어린 청년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챘다. 그는 청년에게 자신을 보내달라고 간청했다. 그 청년이 듣는 체도 하지 않자, 헤냐는 있는 힘을 다해 저항했다. 어떻게든 청년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반대편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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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냐는 안전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충분히 멀리 도망쳤다. 그는 여전히 거리에서 러시아 군인들에게 붙잡히는 것이 두려웠다. 헤냐는 몇 시간 동안 한 집의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주변이 충분히 조용해지면 그 틈에 옆 집으로 옮겨갔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으나 일단 아조우스탈로 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피범벅에 멍투성이였다. 헤냐는 아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바깥에 돌아다니는 다른 민간인들과 섞이지 않기로 결심했고 마리우폴 좌안으로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곳은 러시아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DNR(도네츠크 인민 공화국)군인들이 통제하는 곳이라서 감시가 비교적 덜 삼엄할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마리우폴에서 살아온 헤냐는 도시의 모든 길을 꿰고 있었다. 그는 경로를 계획하고 이동을 시작했다. 가는 길마다 민간인 시신들이 즐비했다. 불에 타버린 전차들, 분노한 신에 의해 반으로 잘린 것처럼 보이는 건물들, 어떤 곳은 벌레마저 없었고 죽은 듯한 침묵만이 흘렀다.  헤냐는 마침내 왼쪽 둑에 도착했다. 그는 완전히 불타고 파괴된 폐허를 하나 발견했다. 그곳은 너무 부서져서 러시아군도 순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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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건물에는 전기도, 수도도, 난방도 없었다. 대부분의 도시는 이러한 필수 서비스 없이 방치되었다. 하지만 이 폐허에는 한 가지 이점이 있었다. 바로 건물 속에 거대한 불발탄이 하나 박혀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 소문 덕분에 러시아군 순찰대는 이 건물을 일부러 피해갔다.

 

헤냐는 러시아인들이 사용하는 모든 드론을 피해야 했다. 그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 드론의 정찰패턴을 파악해냈고, 드론이 없는 시간에 맞춰서 돌아다녔다.  헤냐는 생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그 폐허에 재빨리 자리잡았다. 그는 매일 땅을 파서 지하실 은신처를 넓혀나갔다.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도망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출입구를 만들었다. 그는 폐허에서 침대용 매트리스를 찾았고 낡은 양탄자를 담요로 사용했다. 헤냐는 끊임없이  일했고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을 모았다. 그런 행동들은 그가 살아남는데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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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헤냐는 굶주리고 있었다. 그는 건물 잔해에서 개 사료 통조림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 4~5일 동안 그 통조림에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배고픔의 고통이 심해지자, 결국 뚜껑을 따서 먹었다. 물은 처음에는 비가 내린 흙탕물 웅덩이에서 마셨습니다. 나중에 톱밥과 모래로 가득 찬 플라스틱 병을 사용하여 물을 여과시켜 마셨다. 그는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장을 뒤졌다. 

 

한번은 낡은 빵을 발견했고, 하루에 아주 작은 조각만 먹으며 아꼈다.  비둘기, 개, 기타 잡을 수 있는 모든 동물들은 전부 잡아먹었다. 이것들을 요리하기 위해 은신처에서 작은 불을 피웠는데, 연기 때문에 위치가 들통날까봐 가능한 한 빨리 불을 피우고 꺼야했다. 당연히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먹기에는 턱없이 화력이 부족했다. 그는 '비둘기 보르시치를 만들기 위해 3시간 동안 냄비를 끓이지 못했다'고 웃었다. 

 

헤냐의 주요 고충 중 하나는 그가 걸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고문 때문에 그의 무릎 한쪽이 심하게 잘못되어 있었다. 그는 자작한 목발의 도움으로 서 있을 수 있었지만 똑바로 걸을 수는 없었다.  정말로 밖에 나가야 한다면 엎으려서 기어가야 했다. 헤냐 향상 필요한 물건을 모으기 위해 도시 사방팔방을 기어다녔다. 

 

은신처에서 편도로 수킬로미터를 몇 시간 동안 기어가면 인근 쓰레기 매립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매립지에서 헤냐는 옷을 발견했고,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썩은 음식을 발견하는등 수확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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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하기 너무 위험한 낮에 헤냐는 잠을 잤다. 그는 한 번에 얼마나 오래 자야 할지 몰랐지만,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최대한 많이 잤다. 그는 어딘가로의 탈출을 조직하거나 계획하고 싶은 유혹을 받았지만 다시 체포되어 고문을 당할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민간인을 목격하기도 했지만 그들을 도와줄 여력이 되지 못했다. 저번의 경험 덕분에 그는 민간인들에게 노출되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거라 여겼고 항상 숨어다녔다.

 

 

그는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들과 합리적으로 싸웠다. 그는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는 매일매일 '단 하루'만을 살아남기 위한 생각만을 했다. 

“언젠가는 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라며 최선을 다해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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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헤냐는 매립지에서 우크라이나인 소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헤냐를 보더니 도망가지도, 너무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그자리에서 계속 그를 지켜봤다. 처음에는 단순히 우호적인 민간인을 만났었다라는 게 전부였다. 어느 날부터 소녀는 다른 어른들의 눈을 피해 몰래 먹을 것을 놓고가기 시작했다. 그 음식들은 헤냐에게 큰 도움이 됐다.

 

소녀와 만나지 몇 달은 지났다. 한번은 소녀가 음식 대신 스마트폰 하나를 두고 갔다. 헤냐는 처음 잡히기 전에 전화기를 파괴했다. 헤냐는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만 응시했다.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전화를 걸 수 있을까? 누가 받을까? 이 스마트폰에는 러시아 SIM 카드가 있었고 러시아쪽 네트워크를 사용했다. 이제 그것은 헤냐의 유일한 구원줄이었다. 

 

놀랍게도 헤냐는 Instagram 계정 비밀번호를 기억해냈다. 그는 인스타를 잘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의 계정에 암호 인증을 걸어놓지 않았던 것은 정말 기적이었다. 그는 먼저 과거에 함께 복무했던 해병대원들을 찾았다. 

 

헤냐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친구들은 질문을 많이 했고, 건강에 대해서도 물었다. 헤냐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릴 때의 결과에 대해 걱정하며 천천히 대답했다. 헤냐가 자신의 친구들을 믿을 수 있다고 확신했을 때,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 헤냐의 존재와 상황에 대한 인식은 군 채널을 통해 확산되었다.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로부터 현실적인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다.  

"그냥 포기해라." 

 

그러나 헤냐는 자신이 현재와 같은 몸상태로 또 다른 구금을 겪고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또한 자신이 포로로 교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는 군인이 아니었고 그럴 가치도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도덕적 지원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어두운 농담으로 그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 헤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한 사람들을 존경했다. 그들이 줄 수 있는 희망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새해가 왔다. 헤냐는 지하실에 대한 쥐들과 전쟁을 벌이면서 휴일을 축하했다. 2023년 새해는 그의 인생에서 매우 추웠다. 헤냐는 추위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그는 세 개로 쌓아올린 매트리스 더미 속에서 잠을 잤다. 그는 보온에 도움이 되는 헌 쓰레기봉투와 신문지를 옷 속에 집어넣었다. 발각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불을 피워서 물을 데운 뒤 물병을 껴안고 잤다. 그는 운동을 하려고 했지만 허약하고 부상당한 상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다리를 다쳐서 가짜 팔굽혀펴기를 해보았지만 한두 개밖에 못하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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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인스타그램에서 헤냐의 친구들이 그를 도와줄 수 있는 "특별한 그룹의 사람들"을 소개 시켜줬다. 그들 중 일부는 헤냐처럼 우크라이나 해병대 출신이었다.

 

"당신이 해병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단체의 대표가 말했다.

 

그들은 헤냐에게 상황을 알고 있으며, 그를 대피시킬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이 1%에 불과하다고 그에게 말했다. 

 

헤냐는 우연히 대피하기로 한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는 지금처럼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1년? 2년? 그는 젊었고 살고 싶었다. 지하실에서 동물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다. 그는 1%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2023년 2월 13일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로 헤냐를 대피시키는 임무가 실행되었다. 자세한 사항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계획은 성공했고 헤냐는 자유의 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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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냐는 현재 키이우에 거주하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광범위한 재활을 받고 있다. 그는 아직도 조용한 도시에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또한 키이우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훈련 시키는 교관으로 활동 중이다. 헤냐는 퇴역군인들과 있을 때는 편하지만 민간인과 있을 때는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한다. 또한 자신이 생존 모드에 있는 동안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처음에 키이우에 와서 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건지 궁금해했다.(주: 코로나 시절) 그래도 헤냐는 천천히 새로운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헤냐는 이제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는 해병으로 돌아왔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도덕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회복되기를 원한다. 그는 필요하다면 다시 우크라이나 군대에서 복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나는 준비하고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좋지 않게 끝날 수 있다.” 

 
 
 

 

 

 

 

 

https://sofmag.com/hell-in-mariupol-escaped-captivity/

 
 

 

 

 

 

 

한줄요약

 

콜 오브 듀티 + 디스워오브마인 +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를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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