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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2월 7일 소련의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소련군 군용 Tu-104기 한대가 이륙직후 추락하는 사건이 터진다.

 

이 사고에서 태평양함대의 사령관을 포함해서 무려 16명의 제독이 사망하였고,

소련 태평양 함대 지휘부가 완전히 전멸당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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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군 수뇌부는 당연히 미국의 사보타주를 의심하였고 태평양함대에 최고경계령을 내린다.

 

하지만 우리가 인터넷을 하고있다는 사실을 통해 알수 있듯이 이 사건은 미국의 사보타주가 아니였으며 3차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제독 16명이 탄 비행기가 추락한걸까?

 

 

 

그 다음에는 탑승목록에는 있지만 어쩐 이유에선지 탑승하지 않고,

나중에 민항기로 귀환한 골로소프 제독이 승진을 위해(...) 사보타주를 벌인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한다.

 

하지만 골로소프는 자기 딸을 만나기위해 주말 동안 레닌그라드에 머물러도 된다는 상관의 허락을 받았었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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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Tu-104가 문제가 있었던 걸까.

 

Tu-104는 사고율이 높은 편이긴 했지만 여기에는 하나 짚고 넘어가야될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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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추락한 Tu-104가 이륙할때 각도가 원래 필요한 각도에 비해 훨씬 높았으며,

 

이륙에 필요한 속도에 무려 35km/h나 부족한 185km/h에서 이륙했다는 점이다.

 

더 이상한건 블랙박스에 따르면 이 시점에 조종간에 어떠한 접촉도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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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련(그리고 러시아)사회를 이해해야된다.

 

예나 지금이나 소련 그리고 러시아는 경공업이 개판이고 지금도 별다른 관심도 없다.

 

어느정도냐면 무려 1969년에 최초로 소련에 화장지 공장이 생겼을 정도.

 

1969년에 인간을 우주로 보냈으며 최초의 인공위성을 띄운 세계 2위의 초강대국이 화장지 공장은 꼴랑 1개 밖에 없었다는것

 

이게 무슨뜻이냐면 일반인들의 생활과 직결된 경공업 물품들은 항상 만성적으로 부족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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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련인들은 대도시, 특히 정치적 이유로 생활용품들이 항상 먼저 할당되는 레닌그라드나 모스크바에 갈때마다 되는대로 신발, 화장지, 소시지, 종이, 기타 소소한 생활용품들을 최대한 쑤셔넣고는 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소련 태평양함대 지휘부의 높으신 제독님들도 예외가 아니였다. 소련 정치국이 미쳤다고 제독 몇명을 위해 블라디보스톡에 화장지를 충분하게 배급해주지는 않을거란 말.

 

그러니 당연히 태평양함대의 고위장교들이 모스크바나 레닌그라드에 갈때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필요한 생활용품들을 블라디보스톡으로 사오려고 했다.

 

 

 

 

 

어느 정도냐면 16명의 제독들 중에 1명이 추락한 Tu-104에 적재한 물품 중에는 1톤에 달하는 종이가 있었을 정도.

 

당연히 비행기에는 1톤의 달하는 종이말고도 다른 제독들이 사 모은 가구, 텔레비전, 오렌지, 도자기들까지 꽉꽉 들어차 과적이 되어있었고, 넣는 과정도 개판이라서 무게가 일정하게 분산되지 못한체 비행기 뒷부분에 하중이 집중 되었다.

 

당연히 위험한 상황이지만 16명이나 되는 제독들 앞에서 일개 파일럿이 안전규정을 들먹이는건 (특히나 소련군 같은 조직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였다.

 

그래서 항의하는 대신에 조종사들은 활주로에서 더 높은 속도를 내면서 더 낮은 각도로 이륙을 시도하는 방식을 택해왔는데,

 

문제는 앞서 언급한 1톤의 종이가 개판으로 적재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고정조차 되지 않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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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에 달하는 종이들은 화물칸에서 통통 굴러다니면서 무게중심을 개판으로 만들었고,

 

무게중심이 뒤로 완전히 쏠려버려 이륙에 필요한 것 보다 더 낮은 속도에 더 높은 각도로 비행기가 위로 솟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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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행기는 뒤로 쏠린 무게중심 때문에 제대로 이륙하는 대신에 활주로 바로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친 다음에 그냥 땅바닥에 꼬라박아 버렸다.

 

즉, 제독들이 군용기를 사적으로 자기들 물건 운송하는데 쓰다가 골로 가버린것. 소련 태평양 함대를 일거에 마비시킨 공격은 미국의 천재적인 사보타주도 승진에 미친 괴물의 공작도 아니라 어디서나 흔히 보이는 똥별들의 요식행위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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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팔린 소련군 수뇌부는 당연히 수사결과를 은폐한다.

 

추락원인에 대한 수사내용들이 기밀로 지정되었으며, 소련 태평양 함대의 수뇌부가 전멸당한 대사건이 소련군 기관지 3페이지에 작게 언급되고 공산당 정치국과 국방부가 유감을 표명한게 후속조치의 끝이였다.

 

제독들 이외에 비행기에 탑승했던 일반사병과 하급 장교들은 몇명이나 죽었는지조차 언급하지 않았다는 건 덤. 심지어 추모비에도 제독들에 대한 언급밖에 없었다.

 

결국 제독들을 보좌하기 위해 동행한 하급장교들의 가족들은 무려 1997년에야 이 사고로 사망했다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 통보를 받게되며, 98년에야 추모비에 "의무를 수행하다 죽은 사병들"을 언급하는 부분이 추가된다.

 

소련이 붕괴하고 7년 뒤, 사고발생 17년뒤에 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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