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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Knut Hamsun).

 

1890년에 쓴 소설 '굶주림' 으로 유명세를 얻었고, 이후에도 '목신 ' '땅의 혜택' 등의 목가적인 분위기의 여러 소설을 써서 유럽 문단에서 칭송을 받았습니다.

 

토마스 만, 헤밍웨이 등의 여러 대문호들도 그의 문장을 찬양했고, 결국엔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했죠.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대단한 작가인가 싶지만, 그 후 함순은 자기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는 히틀러를 좋아하다 못해 열렬히 찬양하던 나치 추종자였습니다.

 

그는 원래부터 영국이 노르웨이를 자본으로 침공한다고 생각한 반영주의자였고, 몇년간의 미국 생활도 해봤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자본주의 자체도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뿐이었습니다. 당시 한창 세를 떨치기 시작한 나치즘에 투신하는 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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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순의 문체는 나치가 그리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려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사람이 자신을 찬양한다고 접근해오자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고위층들도 앞다퉈 함순의 작품들을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함순 역시 이에 적극 호응하여 1931년에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베를린을 방문했고, 1933년에는 무려 자신의 아들토레를 SS 창립 멤버 중 하나로 입단시키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딸인 세실리아도 독일로 유학보냈는데, 하루는 딸이 독일이 별로 좋은 나라가 아닌 것 같다며 편지를 쓰자 이런 답장을 보냈습니다.

 

"온 세상의 증오와 적개심이 있더라도 히틀러와 그 정부가 이룩한 놀라운 업적에 대해 쓰도록 해라. 훗날 너와 나, 그리고 모두가 독일에 감사하며 축복을 내리게 될 거야. 독일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나라야"

 

이런 함순의 친나치 행보는 1940년에 자신의 조국 노르웨이가 독일에 점령되었을 때에 절정을 이룹니다.

 

그는 나치의 스피커를 자청하여 영국을 '기만과 살인에 몰두하며 세계를 지배하려는 위선자들' 이라고 평했으며,

 

반면 히틀러는 이런 영국으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십자군' 이며 '위대한 독일의 레벤스라움'을 만드는 영웅이고, 노르웨이는 그 레벤스라움 안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Nobel_Literature_18025.jpg

 

그리고 1943년 5월엔 자신이 이뤄낸 최고의 성과인 노벨상 메달을 괴벨스에게 보내기까지 합니다.자신은 괴벨스와 히틀러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그래서 '이것 말고는 드릴 게 없다' 라며 찬양을 아끼지 않았죠. 그는 단순한 기회주의자가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나치와 히틀러를 존경하고 사랑했던 것입니다.나치의 국가판무관(총독)인 요제프 테르보펜은 거의 혐오할 지경이었습니다. 그가 노르웨이 국민들을 너무 폭압적으로 다스린다면서요. 그리고 이를 위해 한번만이라도 히틀러를 만나길 원했습니다. 히틀러랑 한번이라도 대화를 해보면 테르보펜 총독을 교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겁니다.노벨상을 바친 정성이 인정되었던지, 1943년 6월 26일에 드디어 함순과 히틀러의 만남이 성사됩니다.그러나 이 만남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함순은 귀가 안 좋았을 뿐만 아니라 너무 절박한 나머지 히틀러의 말까지 끊어가며 '제발 테르보펜 저놈 좀 끌어내주세요!' 라고 무지성으로 호소했고, 결국 히틀러는 격분하여 먼저 테라스로 나가며 대화를 끊어 버렸습니다.이렇게 히틀러와의 대화가 실패한 이후에도 함순은 나치를 향한 짝사랑을 거두지 않았고, 히틀러의 자살 소식을 들은 후에도 신문 지면을 통해 추도사를 싣기도 했습니다.당연히 이런 개짓거리를 해댔으니 전후 노르웨이 정부에 반역죄로 체포되었고 사형까지 갈 수 있었으나, 고령을 감안하여 32만 5천 크로네의 벌금형을 받고 석방됩니다. 그리고 모든 명예를 잃은 채 중풍에 시달리다가 1952년에 쓸쓸히 사망했습니다.노벨상 수상자 중 여러모로 흑역사를 가진 사람도 많긴 하지만, 함순만큼 모든 업적을 부정당하고 추락한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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