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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오 아닙니다

 

기원전 200년,한나라에는 장오라는 사람이 살고있었다.

장오는 노익장의 대명사중 한명이자 한고조 유방의 최측근이었던 장이의 아들겸 유방의 사위였던 사람으로, 몇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왕위를 물려받아 조나라 왕을 역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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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조 찌찌... 아니 유방

 

장오가 조나라 왕으로서 놀고먹으며 한가로이 지내던 이때,조나라에 급하게 한 무리의 군세가 찾아온다.

유방이 직접 지휘하는 부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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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이 갑자기 왜 군대를 이끌고 나타났냐면,바로 빤스런을 위해서였다.

 

기원전 200년에 유방은 군대를 이끌고 친히 흉노를 정벌하려다가 백등산 전투에서 흉노의 선우이자 후일 터키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군주 묵돌에게 쳐발린후 간신히 목숨만 건져 퇴각해야 했었는데, 퇴각하는 과정에서 조나라를 통과하려고 했던 것이다.

 

아무튼 장오 입장에서는 갑자기 황제폐하께서 군대를 이끌고 나타난거니 날벼락이 아닐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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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장오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직접 팔의 소매를 걷어올린 상태에서'(실제 기록임) 최선을 다해 유방을 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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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묵돌에게 개망신을 당한후 철수하는 중이여서 기분이 매우 안좋은 상태였던 유방은 매우 무례하게 행동하며 장오에게 욕을 내뱉는등 온갖 꼬장을 부려댔다.

일국의 황제가 성심성의껏 자기를 대접해준 일국의 왕에게 쌍욕을 내뱉으며 진상질을 해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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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인물은 휴고)

 

그리고 유방의 이러한 패악질을 보며 크게 분노한 사람들이 있었다.

관고와 조오를 필두로 한 장오의 신하들이었다.

이들은 장오의 아버지인 장이때부터 장씨가문을 수십년동안 보필해왔던 능력자들로, 자신들의 주군이 모욕당하는 것에 분노해 장오를 찾아가 '폐하를 위해 천자를 죽이겠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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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인배였던 장오는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 상처를 내면서 "그대들은 어찌 그릇된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제 아버지(선왕)가 잃은 나라를 폐하께서 되찾아 주셨고 그 덕이 자손대에까지 미치고 있으니 우리들의 털끝 하나하나까지 모두 황제폐하 덕분입니다. 그대들은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마십시오."라면서 그들을 만류했다.

 

이에 관고와 조오 등은 자신들이 주군 장오를 유약하다고 여긴것을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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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관고와 조오는 유방을 암살하려는 생각은 바꾸지 않았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뜻은 우리 주군을 욕보인 유방에게 정의를 구현해주는 것이라면서 일이 성사되면 주군에게 공을 돌리고,일이 잘못되면 자기들이 책임진다고 결의한 후 동지들을 모아 유방 암살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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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관고 일당이 열심히 유방의 목을 딸 계획을 궁리하던 기원전 199년, 유방을 암살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유방이 우연히 조나라의 '박인'이라는 지역을 지나게 된 것이다.

이에 관고 일당은 유방이 박인의 숙소에 머물기를 기다렸다가 유방이 숙소에서 잠이 들면 자객들을 파견해 유방을 죽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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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계획은 어처구니없이 무산되었다.

유방이 이 지역의 이름 '박인'이 '사람을 핍박한다(迫人)'란 한자어랑 발음이 유사하다며 불길하다고 다른곳으로 가서 자버린 것이다.

 

이렇게 관고 일당의 암살은 어이없게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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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계획이 실패하면 배신자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

약 1년 후인 기원전 198년, 결국 관고 일당의 음모는 천하에 폭로되었고,장오는 즉시 체포되었으며 조오와 다른 공모자들은 전부 자살한다.

다만 관고만은 왕(장오)이 체포되었는데 우리가 다 자살하면 왕의 무고함을 밝힐 사람이 사라진다며 장오와 함께 체포되었다.

또한 장오와 관고의 인품때문인진 몰라도 전숙 등 10여명의 인물이 '장오를 수행하면 전부 극형에 처함 ㅇㅇ'라고 한나라 조정이 위협했는데도 장오(와 관고)를 따라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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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장오 일행이 장안에 도착한 후, 관고는 곧바로 장오 폐하는 무죄고 내가 다 꾸민일이라고 진술했고 이에 옥리들이 배후를 캐내기 위해 관고를 고문했음에도 관고는 계속 자기가 주모자라고 외쳐대었다.

기록에 의하면 수천대의 곤장을 치고 쇠꼬챙이로 살을 찔러 더이상 고문이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음에도 관고는 끝끝내 장오는 무죄이며 자신이 주모자란 진술을 번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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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14에서 나오는 유방

 

관고의 이러한 충심에 유방은 놀랐고 관고를 문초한 관리가 '이새끼 아직도 자기가 주모자라고 하는중입니다. 고문을 해도 해도 입을 다물고 있어요;'라는 보고까지 올리자 유방은 아예 관고에게 감복을 하기까지 했다.

이에 유방은 관고를 장사(쉽게 말해 상남자)라고 칭하며 그와 동향인이자 면식이 있는 설공을 시켜서 관고와 만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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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대체식품 브랜드 설공

 

설공은 관고를 만나 대화를 하다 장오가 반역을 한건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장오는 "어찌 자신의 부모와 처자식을 아끼지 않는 이가 있겠는가? 지금 나는 (반역으로) 삼족이 모두 죽게 되었다. 어찌하여 내가 주군과 혈육을 바꿀수 있겠는가? 진실로 나의 왕께서는 모반을 하지 않았으며 모두 내 짓이다." 라고 대답한 후 자신과 자신의 일파들이 꾸민 암살계획과 그 이유에 대해 낱낱이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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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할 때엔 누구보다도 상남자스러웠던 쿨가이 유방

 

설공은 이 모든것을 유방에게 보고했고, 유방은 그 즉시 장오를 풀어주었다.

또한 유방은 역사상 전대미문의 결정을 내리는데...

 

바로 자신을 죽이려한 관고를 풀어준 것이었다.

유방은 관고를 아무런 조건없이 풀어주었고 설공에게 가서 관고에게 넌 이제 자유라고 전하게 했다.

황제 암살 음모를 꾸며 시도까지 한 사람을 석방해준 것이다.

그렇게 관고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석방된 황제 시해미수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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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응 석방시켜봐~ 자살하면 그만이야~ 를 실천한 상남자 관고옹...

 

바로 설공은 관고에게 가서 '장오가 이미 석방되었고 황제께선 관고 당신 역시 훌륭한 사람이라고 여겨 용서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에 관고는 "내가 몸이 성한 데가 없어질 때까지 버틴 이유는, 주군(장오)께서 무죄이심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왕께서 풀려나셨으니 나는 이미 할일을 끝냈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게다가 나는 신하로써 임금(유방)을 시해하려 하였는데 이제와서 어떤 체면으로 임금을 다시 섬기겠습니까? 임금께서 나를 죽이지 않으시더라도, 내 자신이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라며 스스로의 목에 있는 혈관을 끊어 자살하고 말았다.

 

관고는 자신을 유방이 석방해주자 면목이 없다며 바로 목숨을 끊어 자신이 죽이려 했던, 그리고 그런 자신을 풀어준 유방에 대한 의리도 지킨 것이다.

이로 인해 전 한나라엔 관고의 이름이 알려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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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극형을 각오하면서도 장오를 호위한 맹서 등 10여명은 이후 유방에게 중용되었으며 그들의 가문은 이후 자손대대로 번성하는 명문가가 되었고 관고와 그의 동지들이 끝까지 지키려한 장오는 석방된 후 다시 왕이 되지는 못했지만 이후 선평후가 되어 다시 한가로이 지내다가 기원전 182년 자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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