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한국사/세계사

세계 역사, 고대 역사, 역사 토론 및 정보 공유

조회 수 1582 추천 수 0 댓글 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미국을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건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미국은 기업이 反시장적, 反경쟁적 행동을 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하게 죽탱이를 날려버리는 나라입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흔히들 자수성가와 리더십과 사회환원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철강왕 카네기

1461382363_474266_859_48708_.jpg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미국 로열 패밀리 록펠러 가문의 대표인 석유왕 록펠러

 

AKR20190522125200009_01_i_P2.jpg

 

는 삐딱하게 보면 산업의 기간인 철강과 석유를 독점하고, 경쟁자가 나타나면 덤핑으로 말려죽이고, 경쟁자가 죽으면 가격을 다시 천문학적으로 올려서 돈을 버는 장사꾼에 불과합니다.

 

이들에 대해 좋게 평가하던 사람들도, 이들이 소유한 기업이 행하는 독점적 행동 때문에 크나큰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건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기업이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걸 막기 위한 정부기구와 그 근거가 되는 법률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전세계 공정위원회와 공정거래법의 모태입니다.

 

mania-done-20220224003336_zoadirir.jpg

 

그런데 미국은 땅이 큽니다. 존나 커요.

그래서 미국은 지역별 독과점 규제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A기업과 B기업이 합쳐졌을 때, 미국 전체에서의 시장점유율이 10퍼센트 정도 된다고 칩시다. 이 정도 시장점유율이면 기업결합해도 독점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만약 A, B기업이 합쳐졌을 때 버지니아주에서의 시장점유율이 90퍼센트를 넘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들이 기업결합 후 버지니아주에서 가격을 확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미국은 지역별 시장점유율도 고려하도록 공정거래법을 만들었습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의 공정거래법을 벤치마크 했고, 이들을 벤치마크한 우리나라도 지역별 점유율 고려 조항을 넣었습니다.

 

 

D6KcXUEV4AEXPqe.jpg

 

그런데 남한 땅은 미국에 비하면 겁나 작습니다.

그래서 지역별 점유율도 고려하라는 규정은 우리나라에서 사문화될 조항이라는 추측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 고려 조항이 발동되어 기업인수를 금지한 사례가 2002년에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AD.30276817.1.jpg

 

바로 소주입니다.

 

우리나라 소주 시장은 수도권에서는 참이슬이 1등을 먹지만, 수도권을 벗어나면 참이슬이 아닌 지역별 소주가 점유율 1등을 먹는 구도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역소주는 옆동네만 가도 점유율이 확 떨어집니다.

 

그런데 자기 지역에서 1등을 먹으면서, 옆동네에서도 2등을 먹는 지역 소주가 있었습니다. 무학과 대선입니다.

 

 

IYYNAWLQRBHBXIBVMOSTSSNWVU.jpg

 

부산의 향토소주는 대선입니다.

당시 대선은 부산에서 점유율 약 60%, 경남에서 점유율 약 30%를 갖고 있었습니다.

 

 

960755_327068_4946.jpg

 

경남의 향토소주는 무학입니다.

무학 역시 자기 나와바리 경남에서 약 60%, 옆동네 부산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먹고 있었습니다.

 

1997년 경상남도 울산시에서 울산광역시로 분리된 울산도 비슷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주조가 시장에 매물로 나옵니다. 대선주조의 모기업이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경영난에 버티지 못하고 대선주조를 내놓은 것입니다.

 

무학은 좋다구나 하면서 대선의 주식 40퍼센트를 취득합니다.

 

 

 

 

 

data_logo_공정거래위원회.jpg

(2002년도라 일부러 옛날 로고 가져옴)

 

무학아 대선 뱉어라

 

 

 

 

 

 

960755_327068_4946.jpg

 

???? 개소리 ㄴㄴ

 

 

 

 

 

 

data_logo_공정거래위원회.jpg

 

느그들 동남권 통합점유율 90퍼센트 넘는다.

느덜이 쇠주값 올려서 그 쪽 사람들 피보면 어쩔 건데? 주류 중에서 제일 서민적인 술이 소주인데 건들지 마라.

 

 

 

 

 

960755_327068_4946.jpg

 

둘이 합쳐봐야 전국 점유율 얼마 안됨

우리가 올리면 참이슬이 이 동네로 치고 들어올 거 아님?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함부로 가격 올림?

 

법원에 기업결합거부에 대한 취소소송 낼거임 ㅅㄱ

 

 

 

80601.jpg

 

공정거래위원회의 말에 일리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재량권의 남용이나 일탈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960755_327068_4946.jpg

 

??????

 

 

 

 

80601.jpg

 

너 패소라고

 

 

 

 

 

이렇게 해서 대선과 무학의 인수합병은 무산됐습니다. 지금은

2019060219093997242_l.jpg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l_2013012201002801400214142.jpg

 

참고로 저때 서울고법의 주심 재판관은 당시 부장판사였던 이동흡 씨인데요. 더 이상은 정사갤로


역사/한국사/세계사

세계 역사, 고대 역사, 역사 토론 및 정보 공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HOT글 베트남 국민들이 자긍심이 센 이유 2025.07.20 469 3
HOT글 양극화에 대하여 2 2025.07.22 399 0
HOT글 장비도 없는 열악한 환경 KBS 수요기획 '한국 UDT, 캄보디아를 가다' 2 file 2025.07.22 466 0
공지 URL만 붙여넣으면 끝! 임베드 기능 2025.01.21 31038 46
공지 🚨(뉴비필독) 전체공지 & 포인트안내 23 2024.11.04 37365 66
13029 "독일도 선제타격 가능" 겁없이 날뛴 대가, 참교육 시작된다. 러우전쟁 조만간 '이렇게' 된다. (최진기 작가 / 통합1부) file 2025.07.28 498 0
13028 양극화에 대하여 2 2025.07.22 399 0
13027 제주항공 활주로 이탈 사고 조사위원회 "조종사의 오작동 있었다" 중간발표 file 2025.07.22 362 0
13026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책 후기. 2025.07.22 351 0
13025 로마 제국이 중세에 남긴 흔적 2 file 2025.07.22 380 0
13024 장비도 없는 열악한 환경 KBS 수요기획 '한국 UDT, 캄보디아를 가다' 2 file 2025.07.22 466 0
13023 중세, 명예와 신앙으로 다스려지는 세계 file 2025.07.20 397 0
13022 베트남 국민들이 자긍심이 센 이유 2025.07.20 469 3
13021 일본 731부대 '생체 실험' 추가 증거 공개 누적 피해자 3000명 넘었다 file 2025.07.14 621 0
13020 인류 진화사를 뒤흔든 호모 날레디 그들은 누구인가? file 2025.07.10 940 0
13019 드디어 풀린 인류 '미스터리'...유전적 자료와도 일치 file 2025.07.10 950 0
13018 모션디자인(한국보물) - 청자투각칠보무늬향로 file 2025.06.26 1084 0
13017 모션디자인 - 한국 보물 2 file 2025.06.25 596 1
13016 민주당 울산시당 선대위 전은수!! file 2025.05.20 435 0
13015 이준석, 긴급 기자회견 “나와 이재명 일대일 구도돼야…김문수론 이길 수 없어” 2 2025.05.20 428 0
13014 204일동안 항해한 핵잠수함 상태 file 2025.05.17 322 0
13013 나치 독일이 초반에 그토록 강력했던 이유 2 file 2025.05.17 342 0
13012 이재명이... 61살밖에 안 됐어....? 4 2025.05.15 636 0
13011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비극, 조승희는 누구인가? 알아보자 file 2025.05.14 794 0
13010 옛날 동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과 다른 이유(천사까지..?) file 2025.05.11 604 0
13009 17세기 초 베트남에서 활동한 예수회의 포교 문구는 "서양인의 마음으로 들어오겠습니까?" 였는데 1 2025.05.11 603 0
13008 동양 서양 역사가 겹치는 타임라인 2 file 2025.05.11 783 0
13007 문명7 재밌네..... 1 2025.05.11 607 0
13006 청동기 시대 라는 말만 들으면 반달돌칼 민무늬 토기 자동으로 떠올라서 막 원시부족 우가우가 이런 느낌이 드는데 2 2025.05.11 651 0
13005 이탈리아 기사 서사시 광란의 오를란도 복간 결정! 2 file 2025.05.11 620 1
13004 한덕수 밀어주기 가는것같네 ㅋㅋ 국민의힘 ㅋㅋ풉 2025.05.10 613 0
13003 "대선 후보 한덕수로 교체" 초유의 사태..결국 김문수 갈아치운 국민의힘 2 2025.05.10 673 0
13002 한나 아렌트 악의 급진성으로 보는 한국의 전체주의 교육 2025.05.05 948 0
13001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는 인공지능🌐 인간이 AI와 함께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 file 2025.05.01 586 0
13000 더쿠 회원가입, 2024년/2025년 최신 정보! 언제? 가입 방법, 꿀팁 총정리 (눈팅 vs 가입) 2025.05.01 1094 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35 Next
/ 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