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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90년대까지는 음향기기 구성에 대해 파워앰프 위에 프리앰프가 꼭 있어야 한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는 아날로그 시장에서 어느 정도 타당한 이론이기도 했는데요.

 

그 이유는 소스 음원을 파워앰프가 혼자서 100% 출력하게 되면, 장비 한계로 인해 신호 윗부분이 잘려 나가는 ‘클리핑’ 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볼륨 조절 또한 여러 증폭 단계가 곱해지는 형태이기 때문에, 각 단계별 노이즈가 증폭되는 순서를 고려하면, 마스터 볼륨을 최대한 크게 잡고 마지막 증폭 단계를 최소한으로 조절하는 것이 노이즈를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앰프도 이와 비슷한 원리로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를 나누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합쳐진 인티앰프도 존재하지만, 회로가 복잡할수록 노이즈 차폐가 어려워지므로, 좋은 소리를 원한다면 기능별로 분리하는 게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홈레코딩을 하지 않는 이상, 이런 구분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프리앰프 단계에서 가능한 최대 출력 내에서 조절하고, 파워앰프에서 이를 받아 출력하는 방식이 더 안정적이고 왜곡이 덜한 소리를 제공합니다. 물론 ‘왜곡이 전혀 없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진공관 프리앰프 시절부터 왜곡은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그런 왜곡에 편안함을 느끼고, 이를 ‘좋은 소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죠. 이런 문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팔릴 만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리앰프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그 왜곡된 소리를 좋아하게 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리 착색’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이를 ‘음질 변화’라고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DAC도 마찬가지입니다. DAC는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로 알려져 있지만, 왜 소리가 바뀌는지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분이 많습니다.

 

사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복호화하는 과정에서 음향 변화가 없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변화가 있다면 회로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래 숨겨진 원음을 끄집어낸다’는 말은 사실상 틀린 표현이고, 음향 신호는 이미 그 시점에서 어느 정도 손실과 열화를 겪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현대의 회로 성능은 최대한 왜곡 없이 원음을 재생하도록 설계되어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DAC를 바꾸면 소리가 달라지는데, 이는 제조사 설계에 따른 증폭 및 착색, 그리고 디지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요인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DAC 칩셋 자체 출력은 매우 낮아서 이를 실제 사용 가능한 신호로 증폭하는 과정에서 제조사의 설계 방향에 따라 음질이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PC-Fi 시장에서도 프리앰프, DAC, 앰프의 유용성에 대해 오랜 논쟁이 있었습니다. 출력이 충분하고 클리핑 문제가 없다면 굳이 추가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실제로 내장 DAC가 좋은 컴퓨터 마더보드보다, 전기적으로 더 잘 차폐된 외부 DAC가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 앰프 없이 그냥 순정 상태로 듣는다면, 출력이 충분하고 노이즈가 신경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큰 문제 없습니다.
  • 좋은 소리, 또는 ‘좋다고 믿는 소리’를 위해 장비에 투자하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며, 각자 취향에 맞는 장비를 쓰면 됩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도 DAC를 사용하지만, 노이즈에 예민하지 않고 집에 접지 공사를 해둔 상태에서 편안하게 듣고 있습니다.
  • 누군가는 장비를 더 추가했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끼기도 하며, 그런 경험을 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서든 ‘장비를 추가하는 것이 반드시 소리를 좋게 한다’는 말을 믿거나 강요받는 건 주의해야 합니다. 이는 케이블 토테미즘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위입니다.

 

모든 음향기기는 연결되는 부품이 많아질수록 신호 열화가 발생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며, 현재의 음향 및 전자 기술로도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대전제입니다.

 

믿기 어렵다면 김도헌 교수님이나 대림좌님의 말씀을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필요한 만큼 장비를 다는 것은 맞지만, 음향의 본질에서는 최대한 덜어낼수록 좋은 소리가 나온다. 어떤 소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 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부품을 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래픽 해상도를 보정하는 것처럼, 음향도 디지털 기술로 소리의 해상력을 일정 부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이 음질을 무조건 향상시킨다고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며, 결국 음향기기 구성은 자기 만족의 영역입니다.

 

저도 이런 글을 쓰는 건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훈계하려는 목적이 아니고, 음향 이론에 부담 갖지 말고 자신이 만족하는 소리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 조언할 때 시도해보고, 만족감이 올라간다면 그 자체로 좋은 경험입니다. 반대로 타인의 말에 불편하거나 초조해진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면 됩니다. 취미는 결국 그렇게 즐기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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