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국제결혼 업체로 우즈벡 결혼한 사람임
그때가 22년이었고 지금은 아기도 있삼.
개인적인 생각으로나 미디어에 의해서나 가족이 아닌 자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은... 신뢰할 수가 없어서
장인장모님을 f-1-5로 초청했고, 같이 거주하게 되었음
하여간 한 달 정도 다문화 대가족?으로 살면서 겪은 일을 말하려고 오랜만에 와 봤음
뻘소리라 님들 국결에 도움은 안 됨
1. 우즈벡이라 이슬람교여야 하는데, 그래서 나도 결혼 때 이슬람 목사 불러다 개종 의식도 했었는데.. 이제 보니 이 집안은 종교가 제각각임.
먼저 장인어른은 표면상으론 이슬람이신데 술담배돼지 전부 가능한 사실상의 무교.. 따로 기도도 안 하심. 아마 라마단때도 단식 안 하실 듯.
장모님은 이슬람이셨는데, 어느날 러시아에서 귀국한 친구에 의해 크리스트교로 개종잼. 이로 인해 가족간 종교분쟁이 발생했으나, 남편의 말에도 불구하고 믿음이 굳건하다는 후문.. 하지만 장모님께서 기도하시는 것도 지금까지 못 봤음.
오늘 처음으로 내게 교회에 가고 싶다고 좌표를 찍어주셨는데, 네이버 지도로 보니 건물이 여호와의증인임 ㅡㅡ; 여기에 우즈벡인들이 많이 와서 기도한다고 함. 어째 좀 위험해 보이는데 내일 데려다 드릴지 말지 고민 중..
아내는 가장 독실한 무슬리마로 라마단이나 혼인 전 남녀내외 같은 이슬람 교리를 (지켰거나)지키고 있으며, 돼지고기도 혼자서만 먹지 않음.. 가끔 유튜브로 알라알라 하는 기도문도 틀어놓음. 내게 종교 관여는 안 함. '행복한 가족'이라는 이슬람 종교책?을 종종 읽음. 가끔 이야기할 때 종교경전을 근거로 내게 주장할 때가 있는데, 반박하면 신성모독일 것 같아서 그냥 벙어리함.
나는 원래 무교였으나 아내와 결혼할 때 이슬람교로 간판은 달아놓음.. 솔직히 종교에는 소홀한 것이 사실임. 술담배는 원래 안 하던 건데, 안 한다고 아내가 좋아하니 개꿀이디.
2. ㄷㄷ한 게 장모님은 50대이신데 해외여행이 난생처음이라고 함. 비행기 타보신 적도 없고 바다를 직접 본 적도 없다(우즈벡에는 바다가 없음). 50나이 평생 인구 4만명 규모의 작은 마을과 수도 타슈켄트를 왔다갔다하신 게 장모님 인생 속 여행의 전부였던 것.. 그리고 그 마을 대부분 사람들의 삶도 그렇고. 하여간 그래서 비행기 좌석도 일부러 창가쪽으로 보내드렸었음. 그러나 한국에선 막상 육아 때문에 여행 가기가 애매해져 곤란..
반면 장인어른은 일 때문에 러시아에 10여년 간 자주 왔다갔다하심. 그러다 러우전쟁 발생한 뒤로는 못 가심.
3. 식문화의 동화는 불가능했다.. 식사 때 음식은 보통 따로 먹고 있음. 나도 썸사나 빵이나 마스타바? 같은 음식을 먹을 순 있지만 굳이?라는 입장이고, 그들 역시 한국인들의 밥이나 김치, 매운 음식류를 먹을 이유가 없는 것.. 아내가 임신 때 쉽게 구하기 어려운 우즈벡 음식들을 불러대서 골때렸었는데, 그때 직접 만들어 먹으라고 사뒀떤 오븐이 의외로 밥값을 하고 있음. 내가 할 일은 간단함. 양파 감자 당근 요거트 밀가루 고기 계란 정도를 항상 구비해 놓으면 됨.. 나머진 알아서 하심. 식사 때마다 빵을 직접 반죽쳐서 만들어 드신다.. 한국인 관점에선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오래 걸리는데, 한 번 만들면 그대로 오븐에 넣어놓고 2~3일 정도를 드심. 주로 상용 파스타소스에 파스타면만 간단히 끓여서 먹는 나의 식생활과는 대조적..
한편 바다가 없는 국가여서 그런지 공통적으로 해산물 요리를 극혐함. 언젠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장모님께서 나에게 미역국을 주문했고, 내가 책까지 읽어가며 만든 미역국이 어쩌다 매우 맛있게 됐는데도 장인은 한 숟갈 먹어보시고선 따로 요리. 장모님 표정도 영 아니었으나, 끝내 한 그릇은 비우심.
아내는 설렁탕 김치찌개 순두부찌개를 잘 먹고 잡채를 좋아하는 등 한식을 즐길 줄 아나 역시 해산물류 회, 게, 낙지는 안 먹음.
4. 외국인은 주민등록대상이 아닌 체류지신고대상이라 행정상으로는 2인(본인, 자녀) 아니면 3인 가족(본인, 아내, 자녀) 취급받음.. 덕분에 실질적으로 가정은 5인 가족인데, *인 가족 평균소득 뭐시기랑 나랑은 상관이 없네..
5. 결국 우리집 생계 역할분담은
육아: 아내+장모
가사노동 및 직업활동: 본인
우즈벡 요리 및 휴식: 장인 (상술했듯 평생 가족 위해 해외 왔다갔다하며 일하셨던지라, 한국에선 좀 쉬다 가시면 좋을 것 같다)
6. 기후가 전혀 달라서인지는 몰라도, 우즈벡인들에게 있어 한국에서 음식이 부패하는 속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고 함. 본인도 우즈벡에서 직접 겪은 건데, 우즈벡에서는 음식이 거의 부패되지 않음.. 아내가 한국에 입국하기 전 우즈벡에서 만들어놓고 떠난 토마토 뭐시기? 병에 담긴 요리를 6개월 뒤 우즈벡에 함께 찾아갔을 때 다시 꺼냈었는데, 그대로 숟가락으로 떠먹고도 멀쩡한 걸 보고선 내가 알던 상식이 무너지는 느낌이랄까.. 반대로 아내는 새로 샀던 양파가 나중에 못 먹고 썩자 어이털림. 우즈벡에선 그냥 둬도 3년은 안 썩는데 이게 뭐냐고 물어봄.
7. 우즈벡 가족 모두가 깜짝 놀란 곤충: 매미
밖에 저 소리 도대체 뭐냐고 물어봄.
짤은 우리 자녀 사진임. 성공적. 근데 왠지 올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삭제하겠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