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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도 점점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게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 문제잖아요. 근데 일본에서는 이게 더 심각해져서 ‘8050 문제’라고까지 불려요. 이게 뭐냐면, 80대 부모에게 얹혀 사는 50대 자녀들이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현상이에요. 이 자녀들은 오랫동안 경제활동도 안 하고, 부모의 연금에만 의존해서 살아가죠. 부모가 돌아가셔도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신고도 안 하고 시신을 집에 두는 경우도 많아졌대요.
이런 사례가 뉴스에 계속 나오면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줬죠. 예를 들어, 82세 엄마와 52세 딸이 집에서 함께 굶어 죽은 사건이 있었어요. 딸은 엄마가 먼저 돌아가시자, 집에 현금이 있었음에도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결국 아사했대요. 또, 부모가 죽자 자녀도 뒤따라 죽는 ‘동시 고립사’ 현상도 생기고, 히키코모리 중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늘고 있어요.
이런 현상이 왜 생겼냐면, 사실 이 사람들이 갑자기 50대가 돼서 은둔한 게 아니라, 20~30대 때부터 히키코모리로 지내다가 그대로 중년이 된 거예요.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중년 히키코모리의 절반 가까이가 7년 이상 은둔했고, 20~30년 넘게 집에만 있었던 사람도 많대요. 그러니까 젊은 시절에 시작된 문제가 평생을 따라가는 거죠.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일본의 버블 붕괴와 취업난이 있어요. 1990년대 버블이 터지면서 취업이 어려워지고,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해졌고, 대학을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을 못 구한 사람들이 늘었어요. 몸 쓰는 일은 하기 싫고,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너무 크다 보니, 사회에 적응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히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일본 정부도 처음엔 이 문제를 ‘게으른 청년들의 문제’ 정도로만 봤다가, 결국 수십 년 방치한 끝에 8050 문제로 커진 거예요. 히키코모리 생활이 길어질수록 사회성, 자신감이 완전히 무너지고, 우울증이나 대인기피 같은 정신적 문제도 심각해져서 스스로 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해진대요. 전문가들도 이건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문제라고 해요.
지금 일본은 8050 문제를 넘어서 9060, 즉 90대 부모와 60대 자녀 문제까지 가고 있고, 전 세대를 합치면 히키코모리가 100만~200만 명에 이른다고 해요. 정부도 뒤늦게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자리만 늘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하죠.
이런 일본의 모습이 한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영상의 메시지예요. 한국도 이미 10~30대 은둔형 외톨이가 늘고 있고, 부모 세대의 경제력이나 연금은 일본보다 훨씬 약하니까, 더 빨리, 더 극단적으로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거죠. 그래도 한국은 이 문제가 비교적 일찍 이슈화되고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사회적으로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