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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좀 마음이 먹먹해지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은둔 중년'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처음엔 남일처럼 느껴졌는데, 자료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냥 넋 놓고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20년이 넘는 세월... 상상조차 하기 어렵더라고요.

 

자료를 보니, 70대 어머님께서 49살 된 아들의 소식을 제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아들은 30대 초반부터 은둔 생활을 시작해서 벌써 20년 가까이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집안은 어수선하고, 신발을 신은 채 생활하고, 인스턴트 음식과 담배만 먹는 모습이 묘사돼요. 어머니는 아들이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말씀하시고요. 이 어머님은 아들의 은둔 생활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고 계셨는데, 아들이 온라인 거래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집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았고, 그 이자를 어머니가 대신 내고 있다고 해요. 예전에는 모범생이었고, 부모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아들이었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5년이나 재수를 했다고 합니다. 목표했던 대학에 가지 못하면서 무너진 것 같다고 어머니는 추측하시죠. 어머니는 아들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좀 살아라", "몸 관리나 제대로 해라"며 다그치기도 하지만, 아들은 방문을 닫고 좀처럼 나오지 않아 한 집에 살면서도 대면하지 못하는 날이 많다고 합니다. 아침에 문을 열어보고 살아있는지 확인해야 할 정도라고 하시니, 그 심정이 얼마나 타들어갈까요.

 

또 다른 사례들도 나와요. 부산에 사는 53세 오현 씨는 은둔에서 탈출하고 싶다며 직접 제보했다고 하는데. 이분도 20년 넘게 은둔하셨대요.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고, 낙향 후에는 사기를 당하거나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입었다고 합니다. 답답해서 창밖을 자주 내다보거나 하루 한 번 정도 외출해서 산책하거나 편의점에 가기도 하지만, 사람과 대면하는 것은 여전히 두렵다고 하네요. 잘 사는 친구들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나는 왜 이럴까"라는 생각, 심지어 자살 생각도 여러 번 했다고 해요.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고 계시고요.

 

48세 상수 씨도 20여 년간 은둔 생활을 하셨는데. "저의 인생 자체가 이렇게 될 줄 몰랐죠"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방을 거의 청소하지 않고 거실에서만 지낸다고 하시고, 이불 같은 것도 몇 년에 한 번 빨까 말까라고 해요. 열심히 구직도 해봤지만 잘 안됐고, 사람들이 "너 사지 멀쩡하잖아.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야"라고 비난할 때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다고 하네요. 시간이 그냥 흘러 50대가 다가오는데, 아무것도 안 해도 시간은 간다는 말이 너무 슬프게 들렸어요.

 

온라인에서 만난 은둔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책하는 마음이래요. 부정적인 자기상을 넘어 거의 혐오에 가까운 자기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신체적으로는 암처럼 자기 세포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되기도 하죠. 무기력하고 심리적으로는 우울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부모가 용돈 주니까 저러는 거지, 돈 없으면 결국 나와서 뭐라도 할 거다"라고 생각하며 지원을 끊기도 하는데. 자료에서는 이런 방식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합니다. 다른 어머니의 경우도 나오는데, 33살 아들이 7년째 은둔 중이고. 이 아들도 예전에는 부모님 뜻을 거역한 적 없는 착한 아들이었지만, 원하던 취업에 실패하면서 무너졌다고 해요. 어머니는 아들이 독립하길 바라며 지원을 끊은 지 2년이 되었는데, 아들은 주식을 하며 생활하는 것 같지만 정상적인 생활은 아니라고 걱정하십니다. 부모님들 대부분이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바라시죠. 하지만 그 평범함의 기준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인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은둔을 만들어내기에 최적화된 나라라고 이야기합니다. 경쟁이 심하고,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길을 가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하며, 능력주의자본주의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끊임없이 뭔가를 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는 거죠. 특히 우리 사회는 세 가지 '시옷', 바로 '시도', '실수', '실패'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만큼 해내지 못하면 스스로를 낙오자로 여기는 분위기가 은둔을 만든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중년의 경우 가정을 위해 일하고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자괴감이 더욱 크다고 합니다.

 

은둔하는 사람들을 흔히 게으르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자료에서는 그게 아니라고 말해요. 오히려 잘해내고 싶어 하는 완벽주의자들이 많고, 일종의 번아웃(탈진) 상태일 뿐이라는 거죠.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는 외부가 아닌 스스로를 향해 증오의 방향이 향해 있다고 합니다. 은둔에는 다양한 단계와 형태가 있으며 누구든 은둔의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점, 심지어 서울대, 카이스트 등 명문대를 나오거나 좋은 기업에 다니다가도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충격적이었어요. 성공적인 경력이 은둔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거죠.

물론 다시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10년 넘게 은둔했던 영훈 씨는 친구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세상으로 돌아오고 있고, 희원 씨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심리 상담을 받으며 회복하고 있다고 해요. '두더집'처럼 은둔 청년들을 위한 공간도 있지만, 문제는 40대 이상 은둔 중년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청년 문제와 노인 문제는 다뤄지지만, 그 사이의 40대, 50대 분들은 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이 생긴 지 20년이 넘었고, 청년이었던 사람들이 이제 중년이 되었어요. 은둔은 개인이나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부모님들도 마치 은둔하는 것처럼 숨어 지내게 되는 경우가 많고, **80대 노부모가 50대 자녀를 돌보는 '8050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국가와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 문제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경쟁적인 분위기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은둔하는 분들을 게으르다고 손가락질하기보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어서 탈진했는지 이해하고 "당신은 조금 힘이 드는군요"라고 인정해 주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문제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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