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맨몸운동으로 이 몸 만들 수 있나요?

 

보통 이 질문의 시작은 누구나 꿈꾸는 몸을 가진 사진을 가지고 시작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진 그대로 똑같이 만들 수 없습니다. 일단 사람마다 골격과 근육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사진 속 사람과 똑같은 삶을 살아도 절대 동일시 될 수 없습니다.

이건 원론적인 답변이고, 질문의 요지는 이거겠죠. '맨몸운동으로 이렇게 멋진 몸 만들 수 있느냐?'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얼마나 해야하는지 답변을 줄 수 없습니다. 신체해부학 박사가 와도, 아놀드가 와도 알 수 업습니다.

그렇지만 맨몸운동으로 충분히 '멋진 몸'을 만들 수 있다고는 답 해드릴 수 있습니다.

 

 

2. ~동작 얼마나 하면 할 수 있나요?

 

플란체 1년 운동하면 할 수 있나요? 풀 프론트레버 반년 안에 할 수 있나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왔고, 기본기가 확실하며, 해당 동작을 하기 위한 신체적 조건도 좋고, 일상을 운동만 하며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있고 전문가의 코칭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 졌다면 가능합니다.

 

이말은 즉, 학교를 다니던 직장을 다니던 취미로 하루 한 두시간 짬짬히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누구는 1년 만에 하던데, 누구는 몇 달 걸렸다던데 는 그 사람입니다. 자신의 조건과 상황을 현실적으로 파악하고 몇 년이 걸려도 하는 사람은 성공하지만, '아 뭐야 결국 난 안되겠네' 하는 순간 수년이 걸려도 못하는 동작이 됩니다.

 

 

3. 살 빼려면 ?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제가 직접 옆에서 본 지인의 사례를 들어 답하겠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스무살 중 후반까지 키 177에 몸무게는 80중후반을 왔다갔다 하는 형이 한 명 있었습니다. 반평생을 그렇게 살았는데 (저는 잘모르겠지만 어떤 계기로) 갑자기 독하게 살을 빼보겠다 라고 말 한 뒤로 정말 독하게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하며 살을 뺐습니다. 1년 정도 지나니 외형적 변화가 생기더니 2년 차에 몸에 각이 잡히고 지금이 3년차 좀 넘어가는데 흔히 말하는 몸짱 됐습니다.

과정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말씀드릴 순 없는데 지켜본 입장에선 정말 독하게 했다고 밖에 말할 것이 없고, 몇 가지 핵심적인 팁을 받았는데 운동이야 그냥 남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만큼만 했고 식단 조절을 통해 많이 빠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식단의 핵심은 '당'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었는데 즉, 밥과 면, 빵에서 나오는 포도당을 줄이고 과자, 초콜릿, 시럽에 있는 설탕도 줄이고 과일과 첨가물에 들어가는 (액상)과당 위주로 줄였다고 합니다.(아예 안먹은 건 아닙니다) 의외로 지방이라 생각되는 고기는 신경 안쓰고 먹었다네요.

 

이 경험담의 핵심은 기존에 누리던 달콤한 일상은 포기하고 독하게 식단조절을 하며 꾸준히 운동을 했다. 라는 것입니다. 사람마다 무슨 운동을 하느냐, 어떤 식단으로 조절하느냐는 솔직히 달라도 살을 빼는 공식은 꾸준한 식단조절과 운동입니다. 여기에 맨몸운동이니 웨이트니는 큰 의미 없다고 봅니다.

 

 

4. 맨몸운동하면 몸 커지나요?

 

1번과 약간 겹치는 질문이지만 근비대 관점에서 짤막하게 답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아예 노베이스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다 - 몸 커집니다. 맨몸만으로도 근비대 이루어집니다.

운동을한지 꽤 됐고 베이스도 나름 있다. - 맨몸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도 신체마다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맨몸운동만으론 일정 근비대 이상은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몸이 커지려면 증량을 해야되고 웨이트 머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풀업 푸시업 딥 같은 동작에라도 중량을 달아야 근비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몸이 커진다는 개념 자체가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정도는? 저정도는? 질문에 따라 다르지만 제 기준의 여러분이 생각하는 근비대를 이루려면 타고난 신체가 아닌이상 중량운동도 병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웨이트가 하고 싶다면 제발 웨이트도 하세요. 웨이트한다고 맨몸운동 배신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금기를 깨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수많은 유명 맨몸 유튜버, 선수들 .. 살면서 웨이트 단 한 번이라도 안 한 사람 아마 없을 겁니다.

 

 

5. 맨몸운동 초보자인데요. 어떤 것부터 해야되죠?

 

박사님블로그, 멸병님블로그 등 기본운동 9가지,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이 풀푸딥으로 시작할텐데요.

제 생각이지만 기본을 지켜가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운동 하는 사람은 정말 100명이 있으면 한 명 있을까말까 할 정도라 생각됩니다.

어려서부터 엘리트 체조선수를 꿈꾸며 운동하는 것도 아닌데 기본동작 하나하나 해가며 4면 플랭크 5세트 60초 달성하고 이러면 바로 현타오죠. 내가 이러려고 운동하나

저도 물론 그렇고 다들 운동에 대한 동기는 멋진 몸, 멋진 동작을 보고 시작됐을 겁니다. 저도 그냥 방문에 달려있는 턱걸이 당기다 보니 한개, 두개, 다섯 개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돼서야 이런 동작과 정보가 있구나 하고 늦게나마 시작한거죠. 정석적인 순서는 못밟아도 운동이 재밌으면 그만 아닙니까? 취미로 하는 건데

플랭크 5세트 60초 달성한 것보다 풀업 0개에서 1개 찍은게 아마 더 짜릿하고 성취감 있을 겁니다. 재미도 있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말은? 본인이 하고싶은 거, 재밌는 거 하라는 게 저의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운동을 살면서 한 번도 안했는데 갑자기 플란체가 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라고 물어보면 사실 대답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정석적인 것부터 해라, 기본기부터 쌓아라 라는 고지식적인 답변밖에 드릴 수 없는 겁니다.

 

악기를 다뤄보신 분이 있다면 아실 겁니다. 멋진 연주곡을 듣고 이 곡을 플레이 하고 싶다는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 건가요? 피아노라면 하농을, 기타라면 기본적인 코드와 스케일 연습을, 드럼이라면 기본적인 박자부터 연습하라고 하겠죠.

프론트레버가 하고싶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풀업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플란체가 하고싶다면 가장 기본이 되는 푸시업 부터 시작하세요.

그것마저 할 수 없는 실력이라면 굳이 질문을 안하셔도 됩니다. 당장 유튜브에 '턱걸이 1개 하는 법' 검색만 해도 영상이 수십, 수백개 뜨니까요

 

+α 기본동작 9가지 꼭 해야하나요? 또는 이 동작 꼭 해야 하나요? (엘싯, 물구나무, 유연성 등)

기본동작으로 답해드리면 '정말 꼭' 해야하는 동작은 아닙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할 필요까진 없습니다.

다만, 하면 정말정말 좋습니다. 유명한 분들이 필수, 권장하며 기본동작을 하라하고 기계체조 선수들도 수시로 하는 동작인데 굳이 하지 않을 이유를 찾아가며 안 할 필요가 있을까요?

처음엔 다 비슷하게 출발 하지만 나중에 완성도와 발전 속도를 결정 짓는 건 기본기라 생각됩니다.

 

 

6. 부상과 휴식

 

맨갤에서 '맨갤'하면 어떻게 하죠? 운동과 휴식의 설정은 어떻게 할까요?

이것 또한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저의 경험과 지식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휴식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보통 일주일에 두 세번 운동합니다. 한 번 운동을 하면 평균적으로 2틀은 쉬기 때문에 한 달에 많이 해봐야 운동 하는 날은 얼마 안됩니다. 10일 내외정도 나오겠네요.

휴식이 길다 생각되실 수 있는데 맨몸운동을 기본적으로 전신운동입니다. 기본적인 웨이트처럼 2분할, 3분할 운동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풀업만 해도 등 전체 근육이 쓰이며 팔꿈치, 삼두, 동작에 변형을 가하면 복근과 하체까지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하루에 3-4가지 운동을 하게 되면 정말 전신을 다 쓰는 운동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은 가슴과 삼두를 했으니 내일은 다른 부위를 해야지. 그런거 애초에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하루를 더 쉴수도 있고 본업이 밀리거나 많으면 운동을 못하는 날도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 일주일에 세 번 이렇게 날을 정해놓고 운동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결론은, '운동을 하고 생긴 근육통이 90%정도 회복이 된 이후에 운동을 한다' 입니다. 그 기간이 하루가 됐든 일주일이 됐든 내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이 되었다고 인식이 되면 운동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며칠 쉬고 며칠은 운동하고 이런 계획자체를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 박사님 블로그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미 본 내용이라 알고 있으실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모두에게 통용되는 정답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최적화된 휴식시기와 운동시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며 운동방식에 따라 또 다르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받아들여주세요.

 

그 다음은 부상. 부상도 사실 휴식과 같은 개념인데, 근육 경직/경련, 인대 손상 등 부상에 당하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운동은 삼가주는 게 좋습니다.

부상이란 게 왜 무섭냐면 다 나았나 싶은 느낌이 들때 운동을 하게 되면 꼭 다시 도진다는 점입니다. 저도 군시절 손목 부분을 다친적이 있는데 한 달정도 쉬면서 천천히 하면 될 걸 고집부려서 삼 개월을 날려먹었었는데요. 당장은 운동을 못해 답답하고 근질근질거려도 회복될 때까지 운동 안하는 게 최선입니다. 어느정도 나았다 시작하면 완전 기초 동작부터 천천히 다시 시작하는 식으로 하시고요.

 

 

7. 턱걸이랑 팔굽, 딥만 하는데 매일해도 되나요?

 

휴식과 연관된 질문입니다. 내용은 같습니다. 풀푸딥이라고 매일 할 수 있는 동작이 아닐 뿐더러 매일 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느 동작이 됐든 운동을 한 다음날이 되면 해당 동작을 무리없이 어제 한 만큼 똑같이 할 수 있다면 강도 조절에 실패한 겁니다. 단순 푸시업이라도 동작을 바꿔가며, 기울기를 올리거나 중량을 달아서 자신의 강도에 알맞게 해야됩니다. 운동의 가장 기초인 '점진적 부하'의 원리 생각하시면 됩니다.

 

 

8. 저같은 몸으로 맨몸운동 동작 할 수 있을까요? (큰 키, 과체중, 신체조건)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어렵습니다. 그 과정은 남들보다 두배, 많으면 세 네배 까지 걸릴 수 있고 신체조건이 좋은 사람들보다 더 피나는 노력을 해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거 하나면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아는 해외 맨몸러는 188cm 94kg인데 스트래들 플란체, 풀프론트레버 잡는 사람도 있고, 당장 댄정님만 봐도 작지 않은 키와 높은 체중을 가지고 고난도 동작을 성공했으니까요. 키는 그렇다쳐도 몸무게는 빼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도 190인데 맨몸운동 잘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드는 회의감이 하나 있죠. 그건 그들이고, 내가 해서 될까?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도 맨몸운동을 처음 접했을 때 물론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그 생각.. 정말 아무 도움 안됩니다. 자기 회의에 빠지고 결국 난 안될거야 라는 합리화만 낳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시기와 질투 비난만 하는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습니다.

키가 크면 큰데로 체중이 나가는데로 나가면 그것 또한 자신의 어쩔 수 없는 조건이고 비록 풀플란체는 평생해도 될까말까 하지만 그래도 스트래들정돈, 플랫 턱 정돈 이렇게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아니면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살려서 방향을 다르게 설정해도 되고요.

핵심은 '다른 사람보다 어려울 뿐이지, 불가능하진 않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