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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덬은 n년차 중증 우울증, 무기력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덬이야.
요새 세상이 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일톡, 후기에 부쩍 우울하다는 글들,질문들도 많이 올라오는데 긴 정보글은 없는거 같아서 내가 알고 있는 정보들, 그리고 팁들? 을 정리해서 써보려 해. (매우 긴글 주의) (우울증을 위한 팁부터 알고 싶다면 3번)
1. 나는 우울증인가?
정확한 진단은 의사만 할 수 있겠지만,
•우울한 감정이 몇 주 내내 지속 될 경우
•식욕이 갑자기 늘거나 줄어들 경우
•과도하게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경우
•집중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경우
•피로하고 에너지가 없는 경우 의심해볼만하다고 생각해. 이외에도 자살충동 등등 여러 증상이 있으니 전문가에게 상담해보고 찾아가봐.
-나같은 경우 이유없이 눈물을 흘리고, 멍해져서 책도 잘 못 읽고, 대인기피 증상도 생기고, 말도 잘 안나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계속 누워 있었어. 진짜 아무 생각이 안나. 중증인 편이지. 심하면 씻는 것, 정리하는 것도 잘 못해. 판단도 잘 못 내리고.
식욕은 주위 사람들 보니 복불복 같더라고. 난 줄었어.
계절을 굉장히 많이 타는 편이야. 특히 환절기.
1-1 자살충동
이건 사람마다 달라서 언급할까 말까 망설이는 부분인데, 혹시 모르니 해둘게. 나 같은 경우는
정말 심각하게 우울할 때:오히려 아무 생각 안나고 멍만 때리다
약 먹고 좀 나아졌을 때: 살 필요가 있나? 그냥 죽어야지 하고 실행에 옮기려 한 적이 있어서 지인들은 잘 알아두면 좋을 거 같아.
2. 신경정신과와 상담
<이건 철저히 내 경험 위주로 말할게. 난 전문가가 아니라서>
몇년전 일이고, 멍한 상태로 병원가서 기억은 잘 나지 않아.
처음 초진이 5만원. 따로 의료기록엔 남지 않았던 거 같아.
우울증 기록으로 취업에 불이익 갔다는 환자들의 경험담은 못 들어봤어.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 의사=공감해줌, 상담해줌+ 약 처방 으로 아는데
대부분 의사=약 처방/심리상담사=상담인 경우가 많아.
그래서 의사들이 상담 안해주고 약만 준다고 무미건조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그냥 의사와 상담사의 역할이 다른 거 같아.
물론 약 처방도 해주며 약간의 상담(일상 얘기, 증세 얘기)도 해주는 의사도 있긴 해. 난 병원을 3번 바꾸고 찾았고, 상담은 길진 않아. 30분?
가끔 길면 1시간. 30분쯤 되면 슬슬 나갈 눈치를 보지. 나도. 의사쌤도.
뒤에 사람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거 같아.
심리상담을 전문적으로 받고 싶다면 의사쌤께 소개해달라하거나 직접 찾아봐. 난 약+상담이 최고라곤 생각해. 상담이 비싸서 못했을뿐..
세상엔 여러 케이스가 있으니까 참고만 해줘.
★★★3. 우울증이 호전되려면?★★★
*이미 우울증으로 확진받은 기준으로 말할게.
•약 꾸준히 먹기
이건 당연한 거. 안 맞으면 부작용 있는 거니까 의사한테 바로바로 몸상태 말하고, 빼먹지 않기.
•세로토닌이 많이 나오는 음식 먹기
나같은 경우는 늘 바나나를 우유에 갈아먹었어. 이외에도 콩, 견과류도 좋고 인터넷엔 고기, 기름진 생선, 유제품, 다크초콜릿이 좋다고 써있네.
•운동★강추★★★★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게을러터져선,,운동이나 해! 이런 말 자주 들은 덬들은 싫을 수 있겠지만(나 역시 늘 널부러져 있어서 알아ㅠㅜ진짜 방 밖 나가기 싫고ㅜ)
실제로 운동은 뇌 건강에 정말 좋아. 손상된 우리의 뇌 기능, 전두엽 부분을 회복시켜주거든. 유산소 운동을 강하게, 길게, 자주 할 수록 좋아.
걷기<뛰기. 그 후에 내가 추천하고 싶은 운동은 수영, 요가, 댄스.
댄스는 음악적 요소가 섞여있다 보니 음악이 주는 긍정적 효과+ 운동효과= 2배. 수영은 전신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고.
요가는 밑에 더 서술할게.
일단 밖에 나가서 벤치에 앉아있는 거 부터 시작하고 차차 좋아지면 운동을 시도해봐. 하고오면 행복함도 느끼고 굳어있는 몸도 풀려서 최고의 취미 활동이야.
•명상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에게 많이 권하는게 명상인 거 같아.
나 역시 좋은 효과를 봤고. 지금은 사정상 못 다니고 있지만ㅠㅠ
위에서 말한 요가 배울때 명상을 꾸준히 했었는데 했던 운동들 중 가장 시너지가 좋았어. 좋은 스승님을 만나면 우울감 감소에도 탁월한 효과를 줘. 난 명상 전문가는 아니니까 여기까지 말할게. 관심있으면 찾아봐.
•일기쓰기★강추★★
의외로 모르는데 진짜 강추야 일반인들한테도 정말 강추야.
나 몇년간 꾸준히 써왔는데 글쓰기 실력 늘고, 점점 사고가 넓어져.
어떤 목적으로 쓰든 괜찮아.
감사일기를 쓴다면 하루하루 내가 가진 것들을 깨닫고 좀 더 삶에 만족하면서, 시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게 돼.
그냥 감정을 담은 일기를 쓴다면 쌓인 스트레스, 감정들이 해소되면서 홀가분해져.
나 역시 잔뜩 부정적인 감정들을 쓰면서 나중에 이거 보면 어쩌지? 했는데 안 보더라구 ㅋㅋㅋ 그래도 사람의 뇌는 언어따라 간다고, 너무 부정적인 것들만 쓰지 말고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아껴주는 말도 많이 써줘. 꾸준히 몇년간 쓰다보면 단단해진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거야.
•미술
이거 진짜 괜찮은 취미야. 못 그린다? 상관없어. 난 예체능과 1도 관련 없었는걸. 의욕 아아주 조금 생겼을때 서점에 있는 책 하나 사다가 연필드로잉도 해보고 색칠도 해보고
엄청 뛰어나게 잘할 필요 없고 그냥 자유롭게 감정을 뱉어낸다 생각하면 돼. 이 점에서 색깔있는 쪽 추천. 컬러치유 비슷한 거도 받아봤는데 색이 주는 치유 효과도 괜찮더라. 막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을 칠해도 좋고, 컬러드로잉 책 사도 좋아. 단, 꼼꼼하게 예쁘게 색칠해야겠다!라는 강박 있는 사람은 스트레스 생길 수 있으니 주의.
•햇빛 쬐기
정말 중요해. 나도 늘 모자쓰고 다니고 밖에 안 나가서 반성 중이지만.
비타민D 합성에 필수적이야. 창문에 투과된 햇빛은 합성에 별 도움이 안되니까 직접 쬐는게 좋아.
•규칙적인 생활패턴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도 ㅋㅋㅋㅋ3시지만.. 10시~2시에 가급적 자는게 좋아. 같은 시간에 자서 같은 시간에 일어나면 좋은데, 현대사회에선 힘드니까 비슷하게 규칙적으로 생활하도록 노력하기.
•술 되도록 ㄴㄴ!
알코올은 치명적이야. 알코올 중독까지 되면 답이 없어져.
내 팁들
-진짜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때 일단 생각하지말고 몸을 일으키기
-페북, 인스타 등 SNS 끊기
-힘들어서 잠수타기 전에 정말 친한 친구에게는 미리 말하고 양해구하기(안 그러면 나중에 인간관계가 복잡해지더라구..이건 케바케!)
-혼자 못 버틸땐 주위의 도움을 받기(이런저런 생활면에서)
-맛있는 음식 먹기, 좋아하는 장소에서 멍때리거나 폰으로 풍경찍기
4. 우울증 지인을 두고 있다면?
음..이게 진짜 힘든 얘기야. 걸리기 전엔 이해도 안되는 병이고ㅜㅜ
나도 우울증이지만 지인 입장에선 얼마나 곁에 있는게 힘든지 알거든.
베스트는 조심스럽게 병원 가보라고 조언하는거.
"아프리카 어린이들도 있는데 넌.." 등의 비교나 의지드립은 금지야ㅠㅠ 차라리 그 시간에 괴롭더라도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사나 병원을 권유하는게 환자에게 좋아.
그 이후엔 혼자가 아니라는 연대감을 주는 게 중요한데 (자신이 부정적인 기운을 내뿜는다는 생각이 스스로 듦/타인이 느낌-자리를 피함-고립됨-반복..)가족이든 친구든 지치니까 쉽지 않을거야. 모두 화이팅ㅠㅠ
책을 읽어 볼 여유가 생긴다면 "우울할땐 뇌과학" 을 추천할게.
쓰다보니 끝도 없어졌다.
모두 힘든 세상 정신건강 잘 챙기고 다니자ㅎㅎ
덬들 모두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사람이고, 따뜻한 사람이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야. 또는 앞으로 그럴 수도 있고.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시간이 약이라는 거. 나도 이 말 되게 싫어했고 지금도 누가 말한다면 뭐야 해결책이 없네 싶은 말이긴 한데 진짜 그래.
몇년 간 조금씩 조금씩 생활 습관도 개선하고 주위 도움도 받으니까 좋아지더라. 그 당시엔 어둠이 끝이 없는 느낌이였는데 이젠 끝이 보이는 느낌도 들고.
지금 당장 아무 희망도 없는 기분이고 모든게 무의미하게 느껴져도 훗날 되돌아보면 그때의 기억은 다 날라가고 행복하게 날 아껴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웃으며 치킨 뜯게 되기도 해.
깊은 늪을, 어두운 터널 속을 잘 헤쳐나오자!
다른 팁이나 잘못된 정보 있으면 댓 달아줘!